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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야기

미치도록 설경 / 남덕유산

남덕유산
정말 가보고 싶었던 산
심장이 두근거리고 마냥 설레이던 산
기어코 산을 오른다
 
 

산에 올라갈 수록 잔설 들이 보인다
겨울 특유의 숲이 좋다
어쩌면 겨울 이야말로 산 의 참 모습을 보게 되는 거 같다
 
 

잘 생기고
우람한 나무들이 하늘로 향하고
마음 가득히 풍경으로 채워 진다
 
 

영각재 도착 하기전
긴 계단이 반겨준다
오느라 고생 했다고 살며시 밟고 가란다
 
 

영각재 올라서자마자
완전 딴 세상
눈 세상이 펼쳐진다
설마 했는데 설경으로 가득하다
 
 

오매!미치겄다
이 풍경을 어찌할꼬
그래서 가슴이 그토록 설레였나 보다
이 풍경 앞에서 심장 마저 숨을 죽인다
 
 

여기저기
산악회 에서 온 인원들의 비명이 온 산을 덮는다
아름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린다
 
 

모두의 가슴속에 설경이 내려 앉는다
사진 찍느라 정신 없는 틈을 비집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도
설경 앞에서는 발걸음이 저절로 멈춘다
 
 

상고대가 온 산을 덮는다
그냥 헐거웠을 가지들이 눈으로 활짝 꽃이 피었다
정말 환상의 설경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가야 겠다
산 만이 줄 수 있는 위로가 따로 있는 거 같다
 
 

저 길의 끝을 걸어 가노라면 덕유산에 닿을거다
어느 풍경들이 잎을 가로 막을지 생각만으로 행복해 진다
 
 

저 곳이 정상 인 줄 알았다
꼭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더 가야 한다
산의 묵직함은 결코 쉬운 것이 없다
 
 

설경 이어서
봉우리 마다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한 마리
응시하는 끝에는 무엇이 보일까
사람들의 소음이 온 산을 메워도
자연은 미동 조차 없다
그대로의 시간을 견디어 가는 거 같다
곧 날아 오를 거다
 
 

산을 오르다 보면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부럽고
또 내려가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는데
오늘은 하나도 부럽지가 않다
 
 

맞다
이 풍경이 그리도 보고 싶었다
봉우리를 향해 뻗어있는 계단 앞에서서
이 풍경을 오래오래 보고 싶었다
남덕유산 하면 이 풍경이 제일 먼저 떠 오른다
왼쪽 높은 곳이 정상 이다
 
 

오래오래
가득
이 풍경 앞에서
각인
마음에 새긴다
 
 

자연의 여러가지 선물들이 있지만
설경의 환희는 오래도록 기억 될 거다
하얀 풍경 앞에서
우리 마음도 하얗게 채워진다
 
 

국립공원 답게 정비가 잘 되어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온 거 같다
군중속의 고독
덤덤히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간다
 
 

정상으로 가는 길
우뚝 솓은 정상의 위엄이 펼쳐진다
 
 

나는 왜 풍경 앞에서 항상 작아지는 걸까
작아짐이 맞으면서도 
좀 더 원대하고 싶은 욕심들이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잘 생긴 한 그루가
하얀 눈으로 온 몸을 채운다
채우다 보면 어느덧 훌쩍 하늘을 가릴 것이다
 
 

뒤돌아본 봉우리
이름이 있을 법한데 없는 거 같다
 
 

하얀 세상속으로
깊숙히 더 깊이 들어간다
 
 

남덕유산 정상
해발 1507 미터
보고싶었다
남덕유 ~~^^
 
 

남덕유산 서봉이 보인다
저곳으로의 하산길도 있는데 오늘은 여기까지다
 
 

언제다시 이 풍경을 보랴
한참을 앉아 쉬었다 간다
 
 

산은 산을 알거다
그래서 그 만큼의 포용으로
서로가 되는 거 같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갔더니
무릎까지 눈이 쌓여있다
태고의 신비가 느껴진다
 
 

우뚝 선 서봉
널 언제 보게 될까
못 봐도 괜찮을 거다
 
 

하산길
사람들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삿갓재로 해서 황점마을로 하산 일 거다
 
 

미치도록 설경
남덕유산
설경도 설경 이지만
다녀 왔다는 행복이 내내 가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