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의 첫날
구름위의 땅
강릉 "안반데기"
텅 빈 고랭지 땅이 차라리 숨결 이었던 곳
밤이 되니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별들이 꿈결 이었던 곳
안반데기 가는 길
도암호의 기암괴봉 하나가 여행자의 마음에 성큼 내려앉는다
벌써 가슴이 두근두근 춤을 춘다
거의 6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
"안반데기"
고랭지 가득 배추를 기대했지만
출하가 끝난 들판에 가을바람이 휑 하니 여행자의 가슴을 후빈다
그래서 인지
괜히 먹먹해진다
가슴이 진정이 안된다
풍력발전기가
고랭지 언덕밭과 너무 잘 어울리고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멍에전망대가 자그맣게 보인다
웅장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바람을 일으키는 거 같다
바람이 많아서일까
풍력발전기가 제법 많이 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빠져든다
구불구불 밭 위로
풍력발전기 돌아가고
한적한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다
구름도 넘지 못하고 멀리서 흘러간다
구름위의 땅이다
고랭지 배추가 있는 풍경 이라면
또 설경 이라면
얼마나 황홀할까
아마도
감당을 못할 거 같다
하루가 끝나가는 시간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가고
외딴집은 저녁을 준비한다
무엇이 심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파랗게 빛난 들판위로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멍에전망대는 말이없다
나는
말문이 막힌다
누군가
나에게 와서
안부만 물어도
눈물이 날 거 같은 풍경
잘있냐고
별일 없냐고
물어만 봐도
주루룩 주루룩
눈물이 흐를거 같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마주하는 풍경
멍에전망대는 출입금지가 되어있다
이 풍경앞에서
무슨 말을 할까
그냥
가만히 서서
풍경 앞에서 풍경이 된다
나도 누군가에겐
풍경인 것이다
하루가 저물어 간다
여행을 위해 달려온 시간이 절반
그 절반을
오롯이 싸매어 주는 풍경이 눈물겹다
차박의 시간
강릉 바닷가 쪽에서는
보름달이 떠오르고
하늘엔 별빛이 와~~!! 무수히 쏟아진다
얼마나 오랜만의 별 구경 이였는지 사진 찍는 거 조차 잊어 버렸다
아니 찍은들 다 표현을 못할 거 같다
그대들이여
꿈이 서글프거든
안반데기로 가세요
꿈이 보일 겁니다
다음날 새벽
여명이 한창이다
동해바다는 붉게 타오르고
골짜기마다 안개가 가득하다
나는
심장이 터질 거 같다
반대편에도
안개는 산에 갇히고
마을은 깊은 새벽에 갇혀있다
서서히 밝아오는 하루
기적이다
은혜이다
저 골짜기 마다
안개가 가득 일 거다
천상에서 보는 풍경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늘이 제일 예쁜 시간
아침을 기다리는 건
우리만이 아닐 것이다
무수한 생명들이
아침을 기다려
그들만의 리그를 펼쳐 갈 거다
해가
떠오른다
일출
나 보고
어쩌라고
이토록
아름다움 인가
둥실 떠올라
하루를 피운다
가슴에 가득
하루를 품는다
기도하오니
님이시여
부디
굽어 살피소서
심장은 요동을 치고
가슴은 심장을 달래고
마음은 그리움
살며시 내려놓는다
그러니
그대도
그곳에서
일출이기를
모두에게 공평한 자연의 위대함이
오늘따라 더 깊게 각인이 된다
지금
이 마음이
영원이 되게 하소서
이 심정이
변하지 않게 하소서
이 눈물이
멈추지 않게 하소서
반대편에서도
서서히 빛이 스며든다
내 인생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잔잔하던 안개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햇빛을 피하기 위한 소용돌이가 시작된다
풍경을 가슴에 품고
길을 떠날 준비를 한다
내생애 한번은 더 오고싶다
한참을 바라보던
저 마음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머물던 곳을 출발하여
반대편으로 왔다
멀리
멍에전망대가 보이고
무슨 일이든
일상이라는 듯
풍력발전기는 힘차게 돌아간다
너는
커피 마시면서
쉬어라
나는
움직이면서
볼란다
이제
백두대간 선자령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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