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에서 한참을 품다가
이제 하산길에 오른다
장터목 대피소~세석평전~한신계곡~백무동으로의
총 11.9 KM의 거리이다
부부끼리
친구끼리
그리고 나홀로 산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쩌~어기
움푹 패인곳이 반야봉 일 거다
오늘따라
하늘이 참 예쁘다
야생화가 있어서
기나긴 길이
꽃길이 된다
순수한
가을 여인의 자태가 수줍게 피었다
협곡이 길게 이어진다
나무가
나무가 되지 못하는 현실이겠지만
그럼에도
나무 였음을 잊지않는 기개가 대견스럽다
그대
슬픈 날에는
꽃을 피워요
조용히 타올라
그대의 불꽃으로 태워요
그대
슬픈날에는
꽃이 되어요
같음 보다는
다름이 더 예쁘다는 진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더불어 살아간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살아간다
제석봉 전망대
난 이길이 제일 좋더라
능선 가득한 이 길이 너무 좋다
오르며 보고
내려가며 보는데
꽃이 행복할까
내가 더 행복할까
장터목대피소
언덕 가득히 구절초 잔치가 열렸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세석평전으로 가는 길
다음에 또 만나자고
마음의 인사를 한다
짚신나물 꽃
투구꽃
길마다 피어있다
정상쪽으로 안개가 몰려온다
월출산의 바위가 여성미가 넘친다면
지리산의 바위들은
남성미가 가득하다
투박하고 거친 모습들이 지리산 임을 말해준다
그 남성미 사이로
꽃들이 가득이다
범접하지 못할 위엄이 서려있다
자세히 보면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구절초가 있어
미소띤 모습이 된다
쌍둥이가 무등을 타고
놀고있는 형상이다
도마뱀 형상의 바위가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월출산 과는 다르게
참 독특한 아름다움
머물러 쉬어간다
간식이 꿀이되는 시간
모든게 맜있다
지리산의 연하선경 일거다
여름이면 꼭 한번은 걸어야 하는 길
모든 여름꽃들이 피어
노래를 하고 이름을 부르고
추억이 될 거다
어찌 걷지않을 수 있으랴
연하선경 너머로
정상이 운무에 가린다
변화무쌍의 정상
그래도 오늘은 좋음 이어서 다행이다
많은 봉우리를 거느린
천왕봉의 위엄이 느껴진다
어느어느 산들이 계속 이어진다
백두대간 이다
설마 살면서
백두대간을 걷는다고 짐을 싸지는 않겠지~~
오이풀꽃이
하산길을 위로해준다
조심히 잘 내려가라고 곱게 피어 응원이다
고사목이 있어서
짠하기도 하지만
그럼으로 해서 더 지리산 임을 알게된다
모두가 사랑이다
너도 사랑
나도 사랑
굳이 말한다면
내가 더 사랑이고 싶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바위들이
여러 꽃들이 즐거운 하산 길
고개를 돌려
외면을 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 것들이
도처에 가득하다
그냥 받아들여야지
촛대봉
그 사이로 보이는 천왕봉
촛대봉의 일부는 출입금지이다
세석평전으로 내려 가는 길
한그루가
유독히 눈에 띈다
아빠가 있고
엄마가 아기를 업고있는 형상이라고
내가 말하고 있다
세석평전은 예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거 같고
세석대피소도 공사중이어서 그냥 지나쳐 온다
사진이라도 한장은 찍을 껄
살짝 후회가 된다
이제 한신계곡의 시작
백무동 까지
수십개의 다리를 이리저리 건너는 계곡길이다
물이 그지없이 맑다
내려가서 적시고 싶지만
위험하다
가내소 폭포
가을이 되어
단풍이면
이 계곡이 얼마나 이쁠꼬
첫나들이 폭포
하산완료
정상에서 장터목 대피소 까지는 천상화원의 꽃길로
장터목 대피소에서 세석평전 까지는 까칠하고 투박한 암릉의 길로
세석평전에서 백무동 까지는 시원한 물소리의 계곡이 행복했던 하산길
지리산 두번째 여행이 끝났다
다음에는 어느 코스로 가볼까
벌써 베낭이 근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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