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섬공원 가는 길
남해바래길
이번에는 5코스 말발굽길을 걷는다
창선도 적량마을에서 남해 삼동면 까지
12km의 길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5코스 말발굽길은 고려시대 군사용 말을 기르던 지역 유래에서 이름을 따왔다. 적량마을을 출발한 길은 바다가 만곡진 곳에 자리한 아름다운 장포항에서 바다를 뒤로 한 채 아스라이 좁혀드는 골목길로 접어든다. 등 뒤로 그림처럼 열리는 장포항 경관을 두고, 길은 곧 남방봉 임도를 거쳐 아름다운 추섬공원에 다다른다. 산책로 정비가 잘 된 추섬을 지나고, 죽방멸치의 고장 창선 지족에서 지족 다리를 건너 삼동 지족에 닿으면 다음 길이 바통을 잇는다.
(남해바래길 홈페이지 발췌)
창선면 적량마을의 등대를 보고
오늘의 코스를 무사 안주 하기를
나에게 아자아자 응원을 보낸다
등대 너머의 바다
운무 가득히
햇살을 머금는다
어느 집 능소화
낙화의 꽃들이
아직인 꽃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부디
잘 버티어 지내기를
그래서 더 빛내주기를
적량마을의 잔잔한 포구가
여행자의 마음을 다독여 준다
잘 보고 가라고
물살을 내어준다
남해바래길
5코스 말발굽길의 시작
해비치 적량마을
고사리가 얼마나 많은지 채취금지라는 현수막이 여러곳 걸려있다
한쪽에는 요트들이 가지런 하다
얻어타고 바다에 몸을 맡기고 싶다
어느 거대한 풍경 보다도
작은 풍경들이 마음을 채울때가 있다
등대도 말이 없고
요트도 말이없다
나도 조용해야지
말해서 후회가 얼마나 많았던가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발걸음이 더운날씨에도
순간순간 설레인다
여행인 것이다
바닷가를 걷다가
배들의 이름을 보는 것도 마냥 즐겁다
대곡마을이 가까워 진다
벽화의 나무그림이
무화과 잎과 절묘하게 한그루가 되었다
매화는 온데간데 없고
무화과 열매 맺겠네
빨간 지붕에
벽화의 인물들이 사뭇 진지하다
나리꽃이 한창이다
그냥 웃자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냥 웃자
그러면 웃어질 거 같다
대곡마을의 구석구석을 보고 싶은데~
멀리 적량마을과
지나온 대곡마을이 보인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직 언덕이 아슬아슬 한데
쌩 하니 지나가시네
그럼에도 사랑 일 것이다
장포마을이 시작된다
장포항
조업이 한창인지
오가는 배들이 없다
빈 한척이 외롭네
배의 역사가 끝난걸까
바다위에도 떠 있지 못하는 기우뚱이
편린들을 정리하는 거 같다
그때 그 시절들의 마무리
수국과 고양이
그리고 나
익숙하게 보아왔던 어느 모습들이 아닌
기대하지 않았던 어느 것들이 보여질때
나는 여행임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나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장포항 방파제
배마다 품고있을 각자의 사연들이 궁금하다
마을회관 처마 밑
제비가족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이제 해안길을 벗어나
마을길로 접어들어
산길로 간다
임도로 가는 길
피어버린 고사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임도에서 보이는 장포항
하루쯤 묵어가고 싶다
나중
차박하러 와야지
마을이 제법 크다
이곳에도 마을이 이어진다
임도길
임도길에서 보이는 바다
너머로 삼동면이 보인다
바다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
아마
여러날들을 아파 할 거 같다
보현사 가는 길
비에젖은 엉겅퀴 한송이
건들지 마세요
날 내버려 두세요
그냥 이대로 살겠어요
그러니 그대들이여
이런 날 두고 여러 말 마세요
건들지 말아 주세요
한적한 임도길
그리고 나무들
고사리
녹음이 짙은 숲길에 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옆으로는 바다가 동무가 되어준다
혼길
외로워 말라고 다독인다
이정표 덕분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부윤 마을이 보인다
나중에는 드라이브 하며
해안마을의 구석구석을 봐야겠다
도로를 잠깐 걷는다
바다가 있어
삭막하지는 않다
섬이 있어
섬을 노래할 수 있고
바다를 노래한다
내가 있어
나는 나를 노래할 수 있을까
방파제도 똑같이 생긴 방파제는 없다
그래서
저 마다의 사연들이 다를 것이다
추도 가는 길
당저 마을이 보인다
자그마한 섬이
귀엽다
추도 공원가는 길
추섬공원 이라고도 한다
길이 참 예쁘다
걷는 이 순간을 오롯이 느끼는 마음이 무지 행복하다
내려가는 길
추섬 방파제
등대의 모양이 특이하다
능소화
어머니
저 꽃만큼이나 피었을
당신의 생이
하나둘씩 낙화
그 꽃을 되내이는 당신의 삶이
눈물겹습니다
저 꽃의 꽃들이 다 소멸일지라도
어머니
당신은 꽃으로 남으세요
어느집 화단
잘 가꾸어 놓았다
덕분에 지나는 길이 즐겁다
나도
여건이 되면
나를 위함이 아닌
타인의 미소를 위한 꽃들을 키우고 내어 놓아야겠다
님은 오지 않는데
그 기다림은 꽃으로 피어
그리움이 되어가네
할머니
할머니가 콩인지
콩이
할머니 인지
서로 동무 같아요
이제 거의 다 왔다
초록의 들판이
바다와 어울려 참 예쁘다
창선도와 남해를 잇는 창선교
죽방렴이 제대로 보인다
등대와 죽방렴
2 코스때 먹었던 그 집에서(자운정 식당)에서 멸치쌈밥 점심을 먹고
그 카페(쇼팽)에서 여행을 마무리 한다
"진정한 흐름의 끝에는 무심이 뒤따르는듯 합니다.
걸음걸음 닿는곳이 감사이길 바랍니다"
여행의 끝
그리고
어쩌면 모두가 인연
그 인연의 흔적들이
내내 따스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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