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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부산-경상도

남해바래길(11코스-다랭이지겟길)

남해바래길

 

그냥 남해의 둘레길 이겠고

바다 이만큼 봤으니 됐다 했는데

어느 한 컷에 마음이 움직이고

퇴근하자마자 침낭을 챙겨 길을 떠난다

 

"바래"는 옛날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바다가 열리는 물때에 맞추어 갯벌에 나가

파래나 미역,고동 등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다니던 길을

"바래길"이라고 한다

 

 

남해 평산항

난 이곳에서 차박을 하고

다음날 바래길을 걸었다

 

남해바래길 11코스 다랭이 지겟길

평산항에서 가천 다랭이 마을까지 이어진다

약 5시간 소요된다

 

 

평산항

잔잔한 물결위로

더 잔잔한 배들이 가지런히 쉬고 있다

 

 

평산항의 밤이 깊어간다

 

 

첫 차박

의외로 낭만이다

 

바다보며

파도소리 들으며

흐르는 음악의 가사 곱씹으며

힐링이다

 

 

다음날

눈 떠보니 비가 오고있다

날씨는 보지도 않고 무작정 달려 차박

 

포기할 수 없고

우산쓰고 바래길에 나서기로 한다

 

 

산들은

바다는

배들은

비가 오던지

비가 아니오던지

그대로의 일상

우리만이 일상에 비가 온다

 

 

바다가 참 예쁘다

그냥 저 물결위를 걸어도

가만히 안아줄 거 같다

 

 

배낭을 메고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서는데

작은 전시관  건물앞의 고양이가 

아직도 지난 잠을 자고있다

야옹!깨울까 하다

하도 귀여워 깨울 수 가 없다

내 갈길로 간다

 

 

땅이 없으니

땅을 만들어

상추재배가 한창이다

 

 

"남해바래길 어서 오세요" 의 남해사투리

 

 

원래 가천다랭이 마을에서

평산항 까지가 정방향인데

난 역방향으로 간다

 

평산항-유구-사촌-선구-향촌-가천 다랭이 마을로 이어지는

총 13.7km구간이다

 

 

언덕을 오르며 보이는 평산마을 전경

 

 

걷는 내내

바다가 길이되고

친구가 되고 이야기가 되어준다

 

 

오롯이

홀로

걷는

이 길이

너무나

행복하다

 

 

홀로이지만

바다가

가득 채워준다

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중간중간 바래길을 알리는

여러 표시들이 잘 되어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길게 이어지는 바다를 보고

들길을 걷는다

 

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을

세삼 깨닫게 된다

 

 

비가 계속 어마하니 

우산이 흔들리고 내가 흠뻑 젖어도

풍경들은 비에 젖지 않는다

자연끼리의 공감이리라

 

 

지나온 길

바다를 보고

들판을 걸어

엄마의 마음들을 더듬어 본다

그 숭고한 사랑이여

 

 

비가 와서인지

몽환적인 분위기가

풍경가득 펼쳐진다

 

 

방파제도 비에 젖는다

두 섬이 정겹다

 

 

나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이 순간만큼은

소원이 없다 하겠다

무엇을 더 바랄까

 

 

꿈결에

자주 하늘을 날듯이

오늘 현실에서

꿈속을 날아다는 거 같다

 

 

유구 방파제가 숲 사이로 보인다

 

 

해안가 어느집

절정의 장미가 비에 젖어

마음까지 젖어들게 한다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모임을 가진다

그 자체도 결국은 일 이다

 

 

유구 방파제

한가로운 어촌의 풍경이 

아둥바둥 살지말고 여유를 가지라고 말해준다

 

 

남해 하면 마늘이 유명하다

마늘 출하가 한창이다

 

여수산단과 포스코를  오가는 크고 작은 수많은 배들이

쉬임없이 다닌다

 

 

이 길을 가로질러

저 산을 돌아 가고싶은데

길이 없다

 

 

들길을 오르며 뒤돌아 본다

무수한 풍경앞에

할 말을 잃는다

 

 

논에 물대기가 한창이다

모내기가 시작 될거다

여름의 시작이다

 

 

마음이

바다처럼 깊을 수 있고 넓을 수 있다면

난 사람이 아닐게다

 

 

몽환의 시간들이여

이 시간들이 

살아가는 날들을

행복으로

채우게 될 것이다

어느 아픔에도

이것으로 이겨내리라

 

 

바래길

말대로 길이다

산길

들길

도로

해안길

마을길

전부를 걷게된다

 

 

숨겨져 있는 비경 같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는 자연을 훔쳐본다

 

 

바다에 오는 이유

 

누군가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이생진 시인님의 시가 생각난다

 

무엇을 얻으려고가 아닌

어떤것들을 버리기 위해

우리는 바다로 오고

여행을 떠난다

 

 

이름모를 해변

잘 지어진 집 한채

그리고 화장실

조용함이 지나치면 적막이 된다

가끔은 웃어야 할 무언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웃게 되나싶게

배 한척이 퉁통 오더니

 

 

아름다운 해녀를

바다에 풍덩 떨치고 가네

해녀는 이 넓은 바다

어느곳을 헤매어 삶을 캐낼까

 

 

위험한 구간에는 정비가 잘 되어있고

남해바래길 표시가 잘 되어있다

 

남해 바래길은 남파랑길과 이어져 있다

그래서 표시마다

남해바래길과 남파랑길 표시가 같이되어있다

 

 

아름다운 해변에

사람들이 없으니

쓰레기들이 모여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카메라는 비를 제대로 찍기 못한다

우리의 눈은 내리는 비를 계속 본다

창조주는 그 만큼 위대하다

그 위대함이 자연을 품는다

 

 

지도를 봐도 해변의 이름이 나오질 않는다

이국적인 풍경이다

어느나라의 해변에 서서

넋을 잃은 내 모습이 느껴진다

 

 

 

해변에서 올라와

잠깐 도로를 걷는다

 

 

그러다

또 산으로 향한다

비에

우산에

신발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풍경앞에

울부짖음은 고스란히 울림이된다

 

 

산속을 걸어 도착한

서촌해변

마음이 환장을 노래한다

가슴이 춤을 춘다

 

 

어느 도화지에서 보았음직한 풍경이 펼쳐진다

한적한 아름다움

보고 또 보고 가슴에 새긴다

 

 

집으로 가는 돌담길

정겹다

 

 

갈매기

날 곳을 잃었을까

해변에서 작전회의 를 하고있다

어느 곳

어느 방향으로 갈 지를 정할 것이다

 

 

서촌마을을 지나

산길을 올라

다시 임도를 걷는다

 

 

서촌마을 풍경

아늑한 어촌의 집들이 예쁘다

모두들

어느 것으로 생을 이어갈까

집들을 볼때마다 궁금하다

도시이든 시골이든

우리모두는 그렇게 살아간다

 

 

임도길의 끝자락

전망대에서 보이는 서촌해변

 

 

보리가 익어간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겸손을 가르쳐 주는데

우리는 익을수록 빳빳한 거 같다

 

 

그 너머로 선구마을이 펼쳐진다

한 폭의 그림이다

 

 

산길을 돌아 도착한 선구마을 방파제

큰 마을답게 여러 배들이 가지런 하다

 

 

아버지 내 아버지

지게만 보면 당신입니다

항상 삶의 무게로 짊어지셨던

지게가 당신의 삶이 었습니다

보고싶습니다

 

 

선구마을 해변

몽돌들이 자그맣고 예쁘다

몽돌들도 가족이 있으니 가져가지 말라고 팻말들이 붙어있다

 

 

서촌마을을 지나

향촌마을 이다

 

 

이곳에도 마늘 수확이 한창이다

 

 

언덕위

빛담촌

팬션단지 이다

 

 

모든 풍경들이

비에 젖는다

 

 

팬션단지

여러 이름의 팬션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목표는 하나

바다를 보고 있다

 

 

내가 걷는 길

어느 길이든

내가 걸으면 내 길이 된다

그 길위에서 해매던지 잃던지 후회하던지

끝까지 걸어가면 결국은 길이 된다

 

 

저 곳에 집 한채 짓고 싶어라

꽃을 노래하고

음악을 사랑하고

커피를 안으리라

 

 

오늘 하루가

비에 젖고

바다에 젖고

바람으로 흩어진다

 

비가와서

인적조차 없는

이곳을

혼자 걸어가는 길에

묵직한 그리움이 물려온다

 

 

그대여

그리운 사람아

꽃이피고

바람이 불고

파도가 춤을 추는데

너는 도대체

뭐가 그리 급했을까

 

 

이제 마지막 마을인

다랭이 마을 가는 길

도로가 온통 비에 젖었다

 

 

몽돌 체험장 가는 길

 

 

다랭이 마을이 보인다

이곳도 정말 많이 변해간다

아주 상업스럽게

그 예쁘던 논들이 하나둘 가게로 변해간다

 

 

멍게 비빔밥에

따스한 미역국으로

비에 젖은 마음

털어낸다

 

 

차량 회수를 위해 버스타러 가는 길

앞전 다녀온 설흘산의 암릉이 보인다

 

 

버스를 기다리며

 

 

다랭이 마을을 보며

 

나는 잘 있다고

속삭인다

그대도

그곳에서 잘 있기를

 

 

다시 평산항

 

 

바래길 작은 전시관에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도 제발

그림이라는 흉내라도 내보고 싶다

 

 

집으로 가는 길

가득한 시간들이

마음 깊숙히 파고든다

 

 

아무리 해도

우리의 몫은 정해져 있으니

아둥바둥 울지말라고 한다

 

 

귀가길에 들른 노량항 커피숖

오늘의 길을

마음으로 다시 걷고

사진을 정리하고

따스한 커피에 심신을 녹인다

 

 

노랑에는 너 라는 이름을

하양에는 보고싶다 라는 말을

빨강에는 그냥 가만히 웃어본다

너도 웃으렴

 

등대 가는 길

학섬이다

 

 

등대 너머로

노량대교가

그 뒤로 남해대교가 보인다

 

남해바래길

11코스

다랭이지겟길

 

삶의 순간들도

길 일 것이다

길 위에 선 순간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