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으며
남해 바래길
11코스 다랭이 지겟길을 다녀오고
이번에는 13코스 망운산 노을길을 걷는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나는 더 좋다
남해 바래길 13코스의 시작
남해 서상항
조업을 끝낸 한 척이 물살을 가른다
너가 보이니
비로소
내가 보인다
여행은
나를 보기 위함이다
망운산노을길
오래전 다녀온 망운산을 지척에 두고 걷는다
해질녘이면
노을이 예쁠 거 같다
남해 스포츠 파크와 이어지는 다리
빨강이 예쁘다
어느집의 백합
순수한 사랑이 꽃으로 피었습니다
그대여
순결한 마음을 받아 주세요
큰 길을 벗어나
들길로 이어진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다
출발했던
서상항이 보인다
전원주택 단지
산 아래 조용한 몇 가구
아늑하겠네
도로를 걷다가
다시
바다로 내려선다
어느 길 인들
내가 있고
나 이기에
가득히 채워진다
이름모를 해변의 포구
포구의 품에
몇 척이 조용히 시간을 나고 있다
길게 늘어진 해변의 풍경
그냥
가만히 앉아
시끄러운 것들을
내려놓고 싶은 곳
한 그루가
내내 그늘이 되어준다
바닷가 이어서인지
팬션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다
한 날 와서는
온통 머물다 가고 싶다
가슴을 나눌이 없으니 허전하고
가슴을 나눌이 없으니 행복한
시간들
달맞이 꽃이
바다로 바다로
꽃을 피운다
해변의 왈츠
바다가 춤을 춘다
곳곳에
이정표가 잘 되어있다
누구의 고백처럼
나를 위해 살지 못했다"라고 자책 하기 보다는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야 할때~
인생이다
따라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길은 있는 것이다
내 길을 걸으면 된다
생의 절반을 보낸 나는
가야 할 길을 잃고
어두컴컴한 숲속을 헤맸다
거칠고 황량한 그 숲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되살아 난다
-단테의 신곡 중에서-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알고 가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바래길 이어서
보게되는 풍경들이다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들을 알려준다
상남마을의 방파제
저 길의 끝까지 가서
바다가 되고싶다
편하다고
안주 했다가는
영영
가라 앉을 것이기에
널빤지 같은
큰 바위가 길이되어
보듬어 준다
이제는
산 길을 걷는다
고개를 넘으니
또 펼쳐지는 풍경
걸을수록 새롭고
그러면서 설렌다
포구마다
휴식의 배들이 잠잠하다
바다도
그리 심술은 아닌 것이다
바다를 지척에 두고 걷는 길
바다가 되어
그 만큼
넓어지고 싶어진다
길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길을 만들어
서로가
하나 되게 한다
이번에는
몽돌해변 이다
커다란 배가
하나의 섬이 되어 지나간다
컨테이너선 이다
뿌리채 뽑힌 나무는
흔적이 되어
긴 날들을 견디어 가고
어딘가 있을
미지를 향해
세월을 헤아린다
군데군데
안전 설비는 갖추어져 있다
바다는 바다
파도는 파도 대로
우리는 우리의 몫을 살아간다
고추가 커가고
옥수수가 자라간다
바다는 안중에도 없는 거 같다
어디서 오셨나고 물어봐서
대답 하려는데~
됐다고 한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한다
어디건
잘 살면 된다고 애기해 주는 거 같다
여러 포구를 지나고
여러 모양의 배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수레를 두고
할머니
먼 갯벌에 나가
무얼 하고 계시는지
수레의 기다림만 더해가네
힘들다고 외면 해서는 안된다
한걸음들이
풍경이 되고 인생이 된다
바닷가를 지척에 둔 토지를 보면
마음이 근질 거린다
얼른 사서
예쁜 집 하나 짓고 싶다
도대체
울 엄마들은
이 길을 통해
바다로 가면서
무슨 상념으로 행복했을까
아니면
삶으로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염해 마을의 해변이 보인다
하얀등대가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준다
그 자체로도 행복이라고 위안이다
할머니
첫 마디가 감동이다
걸을 수 있을때
마지막 까지
열심히 걸어 살라고 하신다
해변의 두 척이
사이좋게 잘 놀고있다
벽화가 웃음짓게 한다
저 앞에 앉아
웃고 싶어라
벽화
생화
누가 더 예쁜지
뽐내기가 한창이다
비좁은 골목가득
꽃으로 채웠다
언덕에서 보이는 바다
커다란 배들이 쉴새없이 지나 다닌다
이리도 예쁘다
포스팅을 하다보면
많은 사진중에
메인 사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여행의 사진은 이 컷으로 하였다
바래길
느티나무
바다
그리고
나
언덕을 넘을때마다
보여질 풍경들에
마음이 춤을춘다
기대가 되고
설레인다
딸기가
군데군데 많아 열려서
어마하니 따 먹었다
절로 배가 부른다
한적한
농촌의 풍경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혼자 라는 것은
고독이 아닌
만족 이라는 걸
길은 가르쳐 준다
언덕에서 보이는
염해마을
유포마을 이다
계단식 논들이 정겹다
산 아래
아늑하게
자리잡은 유포마을
괜히 와서
몇 달 살고 싶다
시골집 다운
여유로움이 넘친다
몇개의 양파가 잘 말라가고 있다
수국도 절정으로 꽃 피운다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는 사람은 없다 - 김재진 시인 -
그래서
오늘은 정답이다
할머니
더운날씨
허리 아프시겠네
모든건
어느 아픔들이 있어야
완성이 되는 거 같다
유포해변
바다위
섬 처럼 떠 있는 건물 사이로
두 마리의 날개짓이 바다를 가른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우리 모두
좋은 본성과 너무도 오랫동안 떨어져 시들어 가고 ,
일에 지치고 ,쾌락에 진력이 났을때,
고독은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가 - 윌리엄 워즈워스 -
고독하지만
이 얼마나 행복인지
너무 애쓰지 말자
모든 것은 지나간다
그러니
지금 이순간
이 시간에 집중하자
어찌 알겟는가
이 길의 끝이 어떨지
무엇이 있을것인지
그러니 걷자
그냥 걷자
묻고자 하는 것들은
길이 알려 줄 것이다
바다는
멀리서 보면
더 예쁜 거 같다
하지만
나는
가까이 서도 밉고
멀리서면 더 미우니
그대들이여
나를 보려거든
정면은 보지 마시고
옆 모습을 보아 주세요
조금 예뻐 보일 거여요
할말을 잃게 하는 많은 요소 중에
바다도 한마디 할 거 같다
침묵
그 고요의 세계를 이야기 한다
마을입구
커다란 느티나무가 정겹다
예전에는 마을 마다 많았엇는데
요즘은 참 귀하다
노구마을
바다로 가는 길이
아름답다
우리는
우리대로
살아가면서
우리 인생의
여러 풍경들을 만들어 낸다
부디
꽃을 피우길 바래본다
원래는 중현마을 까지가
13코스의 종점인데
이곳 노구마을에서 마무리 짓는다
덥다
몸에게 미안하다
귀가길
노을이 한창이다
여름이어서 인지
날마다 노을이 진다
하루가 기적이고 은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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