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가는길에
잠깐 들른 봉두마을
한낮의 산책이다
마을입구에 교회가
마을의 평안을 말해 주는 거 같다
한 낮이어서인지
인적이 드물다
담장 너머의 장미가
그나마 반겨준다
어느집
가지런한 화분들이
주인의 마음을 닮았을 거다
할머니
더워서 외출을 안 하셨나 보다
주인을 기다리는 수레가 정겹네
수레가
할머니들의 친구가 되고
걸음이 되고 휴식이 된다
아이가 되어가는 할머니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담장 밑의 새알
나무에서 떨어졌나 보다
부화되지 못하고
소멸되어가는 현실이 아프다
마당에
마늘이 잘 말라가고 있다
마을 보호수
어르신들의 휴식공간이 되어준다
뒤안의 장독대
속속히 담겼을
어머니의 맛이 느껴진다
완두콩 수확이 한창이다
하얀 완두콩밥이
입안에 군침이 돈다
할머니
그 넓은 창문 뇌두고
쪽문 사이로 세월을 나시네
혼자이심의 풍성일 것이다
마을다운 벽화가 색이 다해간다
코스모스도 변해간다
그럼에도 정겹다
저 할머니
마을 오시면서
길가에
종이하나
낙엽하나
온 쓰레기를 줍고 지나가시네
하나의 손길에
온 마을이 깨끗해진다
새끼 고양이
어디 가지는 않고
계속 야옹야옹
먹을 걸 달라는지
엄마를 부르는지
해석이 어렵다
교회의 정원
백합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곧 활짝 피겠네
원래는
묘도 봉화산 전망대에 가려고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입장을 못하고
이순신 대교로 대신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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