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곳
금둔사 홍매화
개화는 이르지만 몇송이가 피어
내내 어루만져 준다
홍매화 보러가는 길
아직은
꽃봉오리가 한창이지만
한두개씩 피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피어나길
기다렸던
그 기다림이
꽃으로 피어난다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나무는 또 얼마나 침묵의 시간을
견뎌낸 걸까
너의 한 송이가
나의 온 마음에
꽃을 피운다
고결한 사랑이
꽃으로 피었습니다
결백한 마음이
꽃이 되었습니다
충실한 성심이 꽃망울 되어
인내의 결실로 피었습니다
일반 매화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나무 한 그루에는
거의 피어서
봄의 소식을 먼저 전해준다
수줍은 붉음이
차라리 더 빛이난다
동심의 마음들이
꽃으로 피어나는 거 같다
홍매화
매몰찬 한겨울
간밤에 북서풍 불어도
견디어 낸 너의 모습에서
오늘에야 내 어머니 그리운 물결
가슴속에서 붉게 타오르며 일렁이네
늘 염려속에 자식 위한 그 사랑
뼛속까지 사무쳐 오기에
-은파 오애숙 -
절망속에 피어나는
한줄기 희망처럼
깊은 침묵속에
피어내는 너의 한송이가 경이롭다
친구야
봄마중 가자
겨우내 얼었던 마음 보듬고
봄 맞으러 가자
힘들고
아팠던 모든 것들
내려놓고
봄마중 가자
꽃은 피리니
그래서
우리도
피어낼 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봄을 향한 갈망이
꽃으로 뻗어간다
저 가지의 끝에
봄이 얹히겠네
~너의 이름이 무엇이더냐
홍 매화 입니다
~이름이 참 곱구나
~그래 이름의 뜻은 무엇이더냐
고백 결백 충실 인내라 하옵니다
~그럼 너는 무엇이 제일 좋더냐
고백 이옵니다
겨우내 품었던 마음
이제 고백하오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만개해서 환하게 웃는 꽃들도 좋지만
몇 송이 피어 수줍은 송이들이 귀엽기 그지없다
그저
나에게도
한 송이면 된다
아무것 없고
누구도 없어도
한 송이라면
웃을 수 있고
행복하리라
저 망울들이 활짝피면
또 얼마나 황홀할까
피어내는 너의 약속이 있어
다가서는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또 하나의 꽃이 된다
금전산을 품은 홍매화
사랑이라면
사랑이라고 한다면
붉지 않고서야
어찌 사랑이라 말할까
친구여
그립습니다
봄이 왔네요
너 피어
나도 피었으니
우리
봄을 맞이하자
그리고
날개를 달자
이곳에
저기에
봄을 전하자
오늘의 공통분모는 홍매화
나의 공통분모는 당신 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것은
떨림 그 자체가 아니라
떨림이 지나간 후의 여운 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중에서- 황경신
꽃을 보는
그 자체가 아니라
꽃을 본 후의 떨림이 어떨지 모르겠다
나는 여태
누구의 꽃도 되지 못했는데
너는 만인의 꽃이 되는구나
누구에게나
꽃은 핀다
우리가 꽃을 알아보지 못해서
꽃이 되지 못한다
자기반성의 끝에
꽃이핀다
반성이 없는 꽃이라면
그건 위선이다
꽃은 아릅답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아름다운 건
자기의 말로 다쳤을 타인의 상처를 껴안고
밤새 뒤척이다 새벽을 맞는 사람의 마음이다
결국
사람도 꽃이 될 수 있다
사람은 정직하고 봐야한다
꽃은 피고 봐야 한다
꽃이 피는 건
봄이 왔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에 봄은 언제올까
나는 도대체 언제 꽃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지금도 봄이고 꽃일 건데
아니라고 아니라고
부정하는 나의 외면이 꽃이 되지 못한다
꽃의 가장 슬픈 모습은 낙화
사람의 가장 슬픔은 무얼까
가슴에 꽃물이 맺힌다
너처럼 아름답고
너처럼 예쁘고
너처럼 곱고
너처럼 가득하길
빌어본다
꽃은 어느 나무에게나 피는 것이 아니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자기앞의 생 중에서)
봄이다
눈이 부시다
꿈을 꾸고 있는 거 같다
꽃은 바람에 기대어 살고
바람을 구룸에 기대어 살며
상처 받고 또 상처 받아도 사람은 사람에 기대어 산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박광수
난 어느 사람에게 기대어 살아갈까
돌아나오는길
홍매화의 마중이 길까지 따라 나선다
그리움 가득 품고 떠난다
꽃의 위로를 받는다
생은 어쨋든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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