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보느라
이곳저곳 다니는 사이에
민속마을의 은행나무가
저도 가을 이라고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노라고
온 몸으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카메라 들고 다녀왔다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화단에 가득한 단풍나무
오매!마음 뺏길라 서둘러 나선다
민속마을 도착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은행나무
민속마을 다운
은행나무들의 굵기가 세월을 알려준다
성곽에서 보이는 낙안민속마을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여러개 보인다
초가와 은행나무가 잘 어울린다
부르다 부르다
내가 쓰러질 이름이여
은행나무의 화려한 춤사위가 절정을 이룬다
"노랑 은행나무 잎이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죽어가면서도
빛을 발하기 때문"이라는 (평보)시인의 말처럼
원망없이 순리를 따르는 버려짐이 숙연해진다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흘러
저리도 굵은 그리움을 간직할 수 있는지
세삼 정이 간다
어느 약속이 있다면
저 은행나무 아래에서 기다리고 싶다
낙엽을 친구삼아
아주 오래오래 오는 약속을 기다려주고 싶은데.......
저리도 눈물되어 뒹구는 은행잎
은행잎 하나주워 가슴에 고이 접어 본다
성벽을 바라보다
성벽을 넘어
세상으로 향하는 노랑이
더 아름답기를
멀리
예전에 다녀온 금전산이 보인다
불편함을 묵묵히 살아내는 삶들이 있어
사랑이 되고
정이 쌓여 갑니다
바라보다
이제
이별을 고해야 할 시간
차마
말 로 할 수 없어
노란눈물 하나하나 떨구 옵니다
유년의 시절엔
골목이 어마하니 즐거움 이었는데
요즘은 추억으로만 남아
그 시절을 지내온 우리에게
위안을 안겨준다
단풍이여
초가여
그리고 은행이여
못다한 말들이 아직도 남았는가
저 의자에 앉아
그리움 토해 내리라
보고싶다고
가슴 찢으리라
생각이 나
보고싶고
듣고싶다고
울며 부르리라
은행잎들이
노랗게 노랗게 안아주겠지
집 하나마다
유년의 내가 보여
괜히 울먹이게 하는 시간들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노란 낙엽들이 친구가 되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지
살아내야지
골목마다
쌓였을
추억들이
바람되어 날아다닌다
이곳도
빈 집들이 늘어간다
홀로자란 나무들이
빈 집을 지키고 있다
새로 덮힌 지붕들이
은행나무와 더불어 반짝 거린다
노랗게 노랗게
모두의 가슴에 물이들어
가슴마다 따스해 지겠네
은행나무 아래에서
임영봉
별이 키우는 나무라서
잎새 떨어질 때 자유스런가
끊임없이 내년에는 내년에는
다짐이야 놓지만
다시 한 번 푸른 잎 가슴에 두고
연가 시집 갈피에 꽂혀
고운 손가락 구경이나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무엇보다
아름답기 그지없다
제일 큰 은행나무는
아직 물들지 않고
도도한 기상을 간직하고 있다
다음주면 아마도 순리에 모든 걸 내려놓겠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곳
그래서 이곳에 오면
내 시간이 유년으로 흐른다
천년의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
꽃 하나 내어주지 못하는 마음이 부끄럽다
그냥
눈물이 나
알지못하는 모든 것들이
때로는 눈물이 된다
가을이 되면
담쟁이 색깔이 정말 예쁘다
가을은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한다
다만
내가 고집에 쓰러진다
관광지여서 인지
대부분 한복을 입고 계신다
다음에는 좀 더 늦게 와야겠다
제일 큰 은행나무의 순리를 보리라
어머니
장독대 열어
가득 퍼 내던
그 사랑이 그립습니다
지게지기 체험장
산에가서 온통 긁어모아 지게 가득 날랐던
유년의 내가보여 웃음이 난다
꽃은
언제나 핀 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꽃은
지기도 하더라
지붕에 이엉얹기가 한창이다
너를 만나
은행이었고
그대를 만나
단풍이었소
한 잎되어
떠나는 시간들
은행이어서
단풍이어서
행복했어요
마당에
집앞 골목에 가득했던
낙엽들을 빗자루로 쓸던 내가 보이는데....
지금의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어쩌든
네 기억속에
내가 있길 바래
시간이 가고
세월이 가서
모든 것들이 변해가도
난 그대로의 나 이고 싶다
지붕에 얹을 이엉을 다듬고 계신다
널 품을께
넌 버티기만 하렴
그래서 우리같이 잘 살아
오래된 짚을 집어내고
새로 이엉 얹기가 한창이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이왕 갈 바에는
그렇듯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은행나무는 온 몸으로 물들어 간다
가을이 가고
봄이 가겟지만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
그 시절의 감옥
사뭇 진지스럽다
그럼에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위안이 되는 곳
새끼줄 만들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그 시절에
울 엄마는
장독대를 그다지도 아끼셨을까
아마도
자식사랑을 품었으리라
곶감이 햇빛에 잘 말라간다
너 아니면
죽을 거 같던 마음이
이곳에서 위안을 얻는다
사랑아
그 이름이여
엄마
그 숱한 시간들을
어찌 견디셨는지요
그 아픔들이
열매가 되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엄마
나무는 말이 없다
그저 제 몫을 다할뿐
나는 내 몫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지
반성할 일이다
있어야 할 곳에
피어야 할 계절에
내려놓아야 할 시간에
그 순리가 결국
새로 만나게 되고 생을 시작한다
그냥 살아가는 것 같아도
철저히 계산된 우리네 삶이여
초가와 빨래가
가을날의 소경으로 즐거움을 안겨준다
엄마
감이 주렁주렁 많이 열렸어요
얼른 따 먹어요
아들아
가만 기다리자
배고픈 나그네가 먹고
새들이 먹고 먹이고
남은 감들이
있을거야
그때
한 냄비 따다가
먹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