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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전라도

고창 문수사의 애기단풍을 본다


환상의 선유도를 보고

이제 고창 문수사의 애기단풍을 보러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의 단풍숲이라고 한다



걸어가는 길가 사이로

단풍이 듬뿍

가을의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보여준다



단풍1    박가월

 

너의 죽음이

국민장이 되는구나

기껏 여름 몇 푼의 그늘

업적은 미비한데

화려한 장례식에

명산은 문상하느라

온 나라가 북새통이다



단풍    송상욱

 

이브의 죄를 씻은

몸뚱아리가

꽃처럼 붉어

가을 날

붉은 소문이

하늘을 타고 오른다

그날

능금나무 아래

불칼을 맞고 쓰러진

땅이 붉어

속살이 뜨거운 나무 위에

천둥소리 번져와

붉은 신들이 춤을 추고 있다




단풍     신현정

 

저리 밝은 것인가

저리 환한 것인가

나무들이 지친 몸을 가리고 있는 저것이

저리 고운 것인가

또 어디서는 짐승이 울고 있는가

어느 짐승이 덫에 치인 생채기를 핥고 있는가

저리 뜨거운 것인가






단풍        안도현

 

보고싶은 사람 때문에

먼 산에 단풍

물 드는

 

사랑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1991




단풍       이상국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봄에 겨우 만났는데

가을에 헤어져야 하다니

 

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

 

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일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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