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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전라도

2017을 보내며 송년여행

 

12월

한해의 마지막 날들

송년

 

시간은

변함없이

아프지도 않고

고장도 없이

우리를  싸늘한 추위에 데려다 놓는다


흐르기만 했을뿐

모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는 듯이

찬바람 쌩쌩

무심하기 그지없다


그 시간속으로
훌쩍

떠난 여행길


처음이 아닌

익숙한 곳으로의 여행

그럼에도

모든게

달라보이던 시간들

그곳에 있었던 나


그리고

2017년 한 해를

정리해 본다

 

일상이

여행이라는

길을 떠나면

작은 것 하나조차

의미가 되고

그냥 보고 지나쳤을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인다


익숙한 것들의 반란

여행이다

 

이름모를 바닷가

밭두렁 돌길을 달려서

찾아간 곳

 

서해안 아니랄까봐

물 빠진 바다에

겨울 찬 바람 만이

이곳이 바다 라고

쉼 없이 불어댄다


밀물과 썰물은 만날 일이 없는 걸까

먼 바다에서

오손도손 모여

잔잔하게 출렁거린다

 

모든 것은 그대로 인데

내가 그 만큼 변했을거다

생각이 바뀌고

마음이 움직이고

발걸음이

제  길로 가지 않았을 거다

 

변해야 산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에

나는

너무 많은 시간과 정신을 놓아버린 거 같다

 

있어야 할 것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은

꿋꿋하게 버텨낼때

가장 아름답고

빛날 것이다

 

 

 

부모님은 내가 무엇이 되길 원하셨을까

아니

어떤 길로 가기를 바라셨을까

누구든 말하는

의사 판사 검사는 아니었을거 같고

학교 선생님

경찰

사무직

또 다른 어떤 것

 

지금 생각해봐도

가난이 앞을 막던

그 어려운 때에

아마도

당신들의 가난과 싸우느라

아들의 꿈

가야할 길

이뤘으면 하는 것들을

미처 생각하실 겨를이 없으셨을거 같다

 

다만 한가지

당신이 믿었던 창조주 하나님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길을

부모님은 가르치셨고

보여주셨고 실천하셨다


그 길이었기에

지금의 내가

그나마 숨을 쉬고 살아가는 거 같다

 

자녀들에게

어떤 길을

가르치고 보여줄까

 

하고싶은 것

좋아하는 것

해야하는 것을 하라고 하기엔

그 막연함에

더 숨막힐 거 같다

 

어느 길로 가고

무얼 하던지

삶의 길이면 될것이다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으로서

지극히 걸어야 하는 많은 길 중에

삶을 위한 것

 

살기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행하는 모든 일과

걸어가는 길이

삶의 바른 길 이었으면 좋겠다

 

갈대는

제 온 몸을 흔들어

바람을 만든다

 

바람은

제 온 몸을 다해

갈대를 흔든다

 

그래서

갈대와 바람은

친구이고

인연이고

필연이다

우연일수도

 

여행을 하면서

먾은 것을 보지만

유독 좋아하는것 중의 하나가

길 이다

 

곧은 길이든

굽은 길이든

시멘트 이든

아스팔트 이든

길은

길 자체로서

의미가 된다

 

어느 길이든

그 길은

길 로서의 역활을

무엇보다 충실히 해내고 있는 거 같다

 

우리들의 내면도

모두 드러내보이면

이토록

엉망진창

지저분할 것이다

 

그러기에

모두가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두고

번지르한

거짓의 가면만을

내어 보이는 것이다

 

깨끗한 것처럼

숨김이 없는 것처럼

그리고

이것이 전부라고

오리발 인생인 것이다


내면을 가꾸자

아름답고 순수하게

자신만은 속이지 말자

 

이 한척의

배 이름에

내마음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온통 흐린 날씨

매서운 바람

갯벌가득 썰렁한 바다


갈 곳은 많은데

오란 곳은 없고

마음에 적신호가 오랫동안

깜박 거리는데

청신호 라는 이름을 가진 배를 보니

마음에 청신호가 켜진다


다시 걸어야겠다

힘을 내야지

지난 시간 내려놓고

나아가야겠다

버릴 건 버리고

잊을 건 잊어야지

더 많이 내려놓아야 겠다

  

억새가 바람에 맞서지 않고 흔들리듯이

맞서기 보다는 물러섬이 지혜일때가 있다

서로 맞서서 싸우느라

상처와 증오보다는

소나무 처럼

숙일 줄 알아야

더 오래

견뎌낼 것이다

 

자연에게

배울 게 참 많다

가르치려 고개 들지말고

고개숙여

자연이 가르쳐 주는 위대함을

베워야 한다 

 

배가

바닷물이 없다고

배로서의 역활을 하지 못하듯

 

사람이 주어진 것 없다고

사람으로서의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면

아마

이 세상은 참담 했을거 같다

아무렇게나

팽개쳐진 삶의 이물질들로

이세상은 더러워지고 어두워졋을 것인데

 

누군가가

어느 한 사람이

또 여럿이서

가꾸고

보살피고

정성을 다했기에

 

사람들은

살 만한 가치가 되고

이 세상은

이토록 아름다워 지는 것이다


모든 개 들은

집주인의 집을 지키는데

이 개는

길을 지키고 서서는

디게 짖어댄다

앙상한 나무에 매여서

갈 곳 잃은 개 인냥

사정없이 멍멍 거린다

가까이 다가서니

뒤로 숨어서도

씩씩하게 짖어댄다

 

그만 짖으렴

길애서는

훔쳐갈 것도

가져갈 것도 없고

다만

길을 잃고

헤매일 뿐이란다

 

낮선 곳

새벽아침

눈 쌓인 골목에

작은

가로등 하나가

디게

따스해 보인다

 

나도

누군가에게

빛이 되고싶고

따스함이고 픈데

난 얼마나

모자란걸까

 

마음이

미끄러지는

새벽이다

 

원래는

영광 향화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낙월도에 가려고 했는데

눈이

얼마나 얼마나

많이 오던지

지레 겁먹고

뒤꽁무니 안 보이게

목포 여객선 터미널로 와서

다른 곳 갈 섬 없나 찾던중에

폭설로 운행 중단이고

운행되는 곳은 시간이 안맞고

밖에 나와서는

어디로 갈까 하고

눈 오는  하늘 보느라

고개를 드는 순간에

유달산이 보이고

그 밑으로 보이는 마을

아니 달동네

아니 산동네

아니다

다순구미 마을이다

부산의 감천마을을 닮았고

텔레비젼에도 몇번 나왔다고 한다

 

골목마다

누구누구의

사연들이

담을 넘고

길을 따라서

추억이 되고

기억이 되고

또 어쩌면

상처가 되었을것이다


부디

좋은 사연이기를

행복이고

희망이고

아름다움 이기를

 

자그마한

집 만큼이나

작은 길과

골목들이 이어져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어

성장해 간다

 

어느 누구는

이 골목을 떠나고

또 누구는

이 골목을 붙잡고

울고웃고

삶의 애환들이

골목길 따라

이어질 것이다

 

 

눈 내리는 아침

눈 내리는 눈요일

눈 내리는 하루의 시작

 

시간은

또 그렇게

모두에게

아주 공평하게

시간을 나누어 준다

 

눈은

또 그렇게

모두에게

아주 공평하게

펑펑 나누어준다

 

이제

우리 차례이고

우리 몫이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찌해야 하는지

각자의 것이다

 

사랑


문패에

이름을 쓰면서

사랑이란 글자를 더해 놓았다


달랑

이름 보다는

사랑이라는 한 마디가

얼마나 흐뭇한지


사랑의 정의

사랑의 뜻

사랑이란 무엇인가 보다

이렇게

적어놓은 한 마디가

사랑 아닐까


너의 가슴에

우리 마음에

사랑으로 남겨질

사랑

 

살아가면

살아지는 것이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상의 하루하루를 보내면

그렇게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계단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쌓였을까

그 인생의 자락자락을 보냈을

사람들의 사연이 궁금하다

 

시간이 멈춘듯

모든게 그대로 일것이지만

삶은 변했을거다

 

소년이 어른이 되고

소녀가 헐머니가 되고

부부가 혼자가 되고

자녀들이 멀리 떠나고

 

삶은

흘러간다

그래서

보내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다

 

다순구미 마을

게항 전

어부들이 살던

원조 목포마을

여수의 종포마을이 생각난다

 

귀한 대접이

천덕꾸러기가 되었구나

주인의 발이 되어

이곳저곳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구경다녔을 것인데

이제는

찾아주는 이 없어

영락없이 묶여

천년만년을 버티겠구나

 

그래도

너무 외로워 말고

다녔던 곳

보았던 것

품었던 것

되새김질 해가며

오가는 골목에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길 바래

 

냉랭한 추위에

생화가

아랫목 찾아들때

벽화가

조화를 부린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이꽃이

아니면

저꽃으로

웃으면 된다


이것이

아니면

저것으로

버티면 된다


 

갓바위 가는 길

 

파도에 씻기고 씻겨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을 보라

 

중바위와

삿갓바위

천연기념물 500호로 지정되어있다

 

갓바위 뒤에 있는 임압산

정상 및 둘레길로 잘 조성되어있다

 

 

나무처럼 살아라.

정용진 시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나무처럼 살아라.

 

바람이 너무 강하면

허리를 굽히고

폭풍우가 몰아치면

가지를 내려뜨려라.

그러나 결코 자존심만은

굽히지 말거라.

 

눈속에 핀 꽃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하는이의

앞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시인의 시처럼

가야할때가 언제인지 알고 가는 꽃도 아름답지만

피어야할때가 언제인지 알고 피는 꽃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겨울 한철

격정을 인내한 네가 자랑스럽다

 

 

그리높지 않는 산 이지만

암릉이 떠억하니 우뚝솟아

위용이 대단하다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

사랑만 있게 하소서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순수함 이게 하소서


아무것 없어도

당신 하나로

충분하게 하소서


오직

사랑만 하게 하소서


사랑이여

영원히


영화 "연인" 의 대사가 생각난다

"예전처럼...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영원히 그녀를 사랑할 것이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를 사랑할것이라고...



사랑이

영원할수 없어도

변하지 않기로 해요

자물쇠 걸어

약속했던 마음들이

변하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되길 바래요


그래서

마음 한 자락에는

항상

내가 있길 바래요

 

나는 너는

나도 너도

나랑 너랑

나와 너와

 

그리고

우리

 

강진 마량항 가는 길

 

내리는

눈을 하도 많이 봐서

멀리서 볼 땐

눈사람 인줄 알았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어업에 쓰이는 용품으로

귀엽게 만들어 놓았다


젊은이들이 거의 없다는 어촌마을에서

어느 감성 어른께서 

오가는 이를 즐겁게 할까

보는 내내 미소가 흐른다

 

길             

천상병

길은 끝이 없구나

강에 닿을 때는

다리가 있고 나룻배가 있다

리고 항구의 바닷가에 이르면

여객선이 있어서 바다 위를 가게 한다

 

길은 막힌 데가 없구나

가로막는 벽도 없고

하늘만이 푸르고 벗이고

하늘만이 길을 인도한다

그러니 길은 영원하다.

 

 

등대

 

떠남이 아닌

돌아오기 위한 것

 

너의 불빛이 있기에

어두운 곳

먼 곳으로

떠날수가 있다네

 

깊은 어둠의 바다에서

날 기다리는

그대의 그리움이 있어

돌아올수가 있다네

 

마량항 수산물 시장

 

갓 잡아온 활어 경매가 한창이다

다른 곳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는데

이곳 젊은 경매사는 활어의 종류를 말하고

마릿수를 빠르게 말하고 경매를 시작한다

참 재미있고 신기하다

 

보성 녹차밭

 

나무마다

눈이 쌓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가지런 한게 좋다

어긋나지 않는

가지런함이

질서가 되고

그런 마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요즘

갑자기

문득

수석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무 느낌없고

사계절 내내 변화없고

언제나

그자리 그곳이어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런것들에

의미를 두니

돌이 이뻐보이고

어느 집 가서

수석을 본 뒤로

나의 돌사랑이 시작되었다

 

조만간

산천을 누비리라

 

담쟁이는 어디로 향하는가

창문을 넘어

하늘로 오르려는 것인지

창문 까지만 가서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 것인지

담쟁이는

말라 비틀어져 가면서 까지

오르려고 하네

 

우리는

이렇듯 얼마나 간절한가

하고자 하는 것에

우리가 얼마나 간절해야하는지

담쟁이는

온 몸으로 가르쳐 준다

 

바닷가를 주로 여행하다 보니

여러 포구를 보게된다

거의 비슷하지만

모두가 다르다

바다의 깊이에 맞게

바다와의 거리와 맞게

포구는

배의 친구가 되어주고

바다의 벗이되고

나에게는 풍경이 되어준다

 

어느 바닷가

올망졸망 크기의 돌 들이

바다에서 놀이라도 하는지

군데군데 즐겁다

 

 서서히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며

또 하루는

어떠 했는지

내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


다만

내가 해야할 대답은

끝이 아니라는 것


아무리

떨쳐버리고

잊어버리려 해도

저 밑바닥에서 부터

날 괴롭히는

미련한

모든 것들에게


끝이 아니라는 것

새로 시작할수 았다는 것

그래서

그러므로

힘을 얻는다


여행

결국은

나를 만나는 것

그래서

내가  되어

다른 눈으로

나를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것


오롯이

나를 만나는 시간

나를 채우는 시간

나를 위로하는 시간

나만을 사랑할 시간

 

한 해를 보내며

이 한해를 살았던

나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나를 만나야 할 시간

 

이 여행을 통해

새로운 나로 거듭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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