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
가을빛 갈대숲의 가을색이 궁금하여 찾아간 곳
순천만 갈대 숲
들어가는 입구 수로 가운데 한 마리 철새
물 속을 향하는 집요함이 날카롭다
생존의 본능이 아름다운 건
그 만큼의 최선이기에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콧 노래가 절로 나오는 갈대숲 길
시원하게 펼쳐진 갈대숲 과 가을 바람이 마냥 시원하다
갈대는 갈 때를 안다
엄동의 긴 밤을 청둥오리떼 날아들자
스스로 제 몸 꺾어
털스웨터처럼 갈꽃자리 깔아주는 것 보았다
그 멀고 긴 쓰러짐의 힘이
이듬해 다시 숲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리라
혼자서 겨울 먼 길을 갈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순천만에 와서 비로소
나를 받쳐준, 혹은 함께 쓰러지던 무수한 허리들이 그리워
휴대전화 안테나를 길게 뽑는다
(복효근 시인)
갈대숲 사이로 놓여진 데크길의 한걸음 한걸음이 아까울 정도로 가을의 갈대숲은 그렇게 온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서서히 가라고
별거 아니라고
그냥 흘러가라고
갈대들은 그렇게 흔들거린다
순천만 수로를 운행하는 배
언젠가 저 배를 타고 더 가까이 철새들을 보고싶다
한 마리
깊게 쳐다보는
눈망울에서 빛이 난다
번쩍 보이면
그 보다더 빠르게
낚아 채야 할것이다
생의 순간은
언제나
처절하게 아름답다
이 길을 쭈욱 가서
용산 전망대 에서 순천만 S자 물 길을 봐야는데
다음에 가야겠다
순천만 철새들의 공연
군무가 황홀하다
앉아서
가을 바람
갈대들의 춤사위
오가는 사람들의 몸짓을 느끼고 싶다
순천만 갈대
순천만은
갈대 천지
해가 지면
게들의 세상
갈대잎 뜯어먹는 소리
얼마나 건강한지
그대도 이곳에 와서
한 번 드셔보시라
-신현봉 시집 <히말라야를 향하여>에서
큰 바다로 나가
꿈이 펼쳐지길 기다리고 있는
선창가의 배 들
그대와
나란히 앉아
커피 한잔
하고 싶구려~
한 척의 배
한 마리 훌쩍 날아간다
철새들의 낙원이 맞다
다시 돌아 나가는 길
갈대들의 춤사위가
내 몸을 간지럽혔는지
내내 어깨가 둥실거린다
이렇게
요렇게
둥실둥실
갈대를 닮아간다
흔들리며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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