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야기(국내)/전라도

바다가 그리울 때

바다가 그리울 때 바다로 간다

바다가 보고플 때 바다에 간다

바다가 생각나면 바다가 된다

 

 

요즘은

바다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대크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갯벌 사이로 물이 흐른다

그냥 직선으로의 흐름이 아니고

돌고 돌아서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바다로 나가지 못한

한 척이 고즈넉한 풍경이 되어준다

그러므로

나 만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뒤돌아 보니 보이는 벌교대교

고속도로의 대교여서 멋스럽게 꾸미지는 않았지만

웅장함으로 대신한다

 

 

산이 보이고

대교의 싸늘함 사이로

한 척의 배가 어떠 하던지

바다는 흐른다

 

 

부딪히고

가로막히고

앞이 안 보여도

물은 순간을 묵묵히 흘러간다

 

 

그러다

인연을 만나고

하나가 되어

결국

가야할 곳까지 흘러간다

 

 

도로가의 벽에

무지개 색을 칠하여

바다와 잘 어울린다

 

 

벌교대교 

숲과 숲을 건너고

길과 길을 건너

바다와 바다를 건넌다

 

 

운전해서 갈때는

그냥 길 이었는데

대교 밑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

 

 

마을벽화

나무와 새와 동물들을 그린 거 같다

 

 

장미가 피고지고

피고지고의 시간들을 보낸다

오래오래

순리를 다 할거다

 

 

 

돌담이 참 정겹다

 

 

청포도가 익어간다

 

육사의 내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는데

 

내 손님은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설까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애기사과도 빨갛게 익어간다

 

 

뻘배를 타고

갯벌을 지나

더 깊숙한 곳으로의 해루질

 

 

가만히

주인을 기다리는 한 척이 고요하다

기다리는 자세

 

 

비다로 가기위한 염원이

단을 쌓고

길을 만든다

 

 

놀아도

잘 놀아야 한다

갯벌에서 질펀하게 놀아보세

두 척의 농땡이가 한창이다

 

 

뚝방의 휴식

모든것이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는 순간

힐링이다

 

 

무엇보다

사람이 아름답다

살아가면서 이루어 내는 모든 것들이

전해주는 찡한 아름다움

 

결국

바다가 그리운 것은

사람이 그리운 것이다

바다가 그리울 때

그리운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