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버킷리스트
꿈을 현실로 이루는 산행
나머지 버킷들은 퇴직 후 가능할 거 같다
공룡능선은
나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나에게서 나를 지켜내기 위한 약속
나에게 떳떳하고 싶다
녹음이 짙은 여름이기에
산의 푸르름이 더 진하게 다가오는 거 같다
거기에
풍경들이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는 자연의 작품이 된다
시간으로 보면
지금이 제일 젊고 아름다울 시간
마음껏 부르짖는다
잘 지내고
잘 살아갈 거라고
젊은 날의 포효를 토해낸다
명품 소나무
설악의 소나무 답다
내가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는 것
행복이다
밥도 굶고
간식으로만
새벽을 걸어왔는데
바람과 구름과 풍경들이
가득 채워진다
말 그대로
정신의 배부름이다
언젠가 또 가야 할 길이 있고
그 길 위에 서면
이 길을 잃지 말라고 설악이 속삭인다
이겨 왔기에
이겨 낼 거라고 이야기 한다
길 위에 서면
길을 알게 되는 거 같다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천년을 보냈을
대화들이 귓가에 들려온다
정확히 해석할 수 없는 말들이 들려오지만
그중에 딱 하나 알 수 있는 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하는 거 같다
미동의 천년 세월이지만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다른 풍경들이기에
우리도
변해야 살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공룡능선의 하라이트 풍경들이 보인다
봉우리 이름마다 다 알지 못하지만
그 위용에 할 말을 잃는다
이러기에 공룡이라고 하나보다
그토록 애를 쓰고 보러 오는가보다
가히 절경이다
아직
꿈이 남아 있으니
더 꿈을 꾸어야겠다
하지 못할 것보다는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채워본다
그래야만이
이토록의 찬란을 대할 수 있을 거다
악기가 음을 연주하듯이
풍경들이 자연을 연주한다
계절이라는 음률에 맞추어
신나게 풍경의 리듬을 탄다
이 장관을 어찌할꼬
이 풍경을 무엇으로 말해야 할지
마음이 급한데
가슴이 다독여 준다
그냥 오롯이
이 순간만을 즐겨라고 한다
내일은 내일의 풍경이 대신할 거라고 말해준다
첫 단풍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단풍의 계절이 되면
또 얼마나 환상일까
설악을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느낌만큼은 설악의 전부를 알 수 있겠노라고 말하고 싶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한 것처럼
일부만 가지고도 설악이 채워진다
설악이 내 품으로 안긴다
바위 위에
새 한 마리 앉았네
날지 못하는 새
어느 바람이
저 새를 날게 할 수 있을까
꽃을 보는 방법은 두 가지라고 한다
꽃을 보러 가면 되고
꽃을 화병에 꽂아두면 된다고 한다
공룡능선을 보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직접 와서 봐야 한다
그래야
보여지고 볼수가 있다
간접 체험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직접 보고 겪지 않는 것들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음으로
내 의지와 행함으로 인한 직접 체험으로
온전한 내 것의 것들을 가져야 한다
100대 명산
300대 명산
백두대간 등
모두를 가볼 수는 없어서
상상만이라도 걸음이라면 좋는데
생각이 감당을 하지 못할 것이기에
여기서 보이는 모든 것들로 만족한다
보고 또 보고
가고 또 가도
이어지는 풍경들 앞에
그만큼의 황홀경
공룡능선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을까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미처 보지 못하고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이 산행에서
난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또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았을까
정답은 없지만
모든 것들이 온전한 내 몫으로 남을 거다
그러니
순간순간을
아름다움으로 채워가야겠다
우리를 영원하게 하는 것은 무얼까?
자연을 영원케 하는 것은 순종일 거 같다
창조주에게 순종
그 순리가 영원을 가져다줄 거다
그러면
우리도 창조주이신 그분께 순종하면
영생이겠기에
순종의 약속을 드려본다
산에 오르려면
여러 등산 장비 등 여러 것들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자세가 아닐까
자연에서만큼은
모든 욕심과 이기주의를 내려놓고
오롯이 자연과 하나 되겠다는
그 순전한 마음이 먼저 일 거다
오색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을 찍고
공룡능선을 타는 산행분들도 만났는데
정말 대단한 거 같다
특히
여성분들의 씩씩함에 놀랬다
하면 할 수 있지만
정말 대단한 각오의 산행이다
그런데
그 힘듦도
이 풍경 앞에 서면
탄성으로 바뀔 것이다
오길 잘다고
마음이 박수를 받을 거다
나에게 있어
여행의 이유는 무얼까
김영하 작가는" 여행의 이유"에서
풀리지 않는 난제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때
소란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고요하고 싶을 때
예기치 못한 마주침과 깨달음이 절실하게 느껴질 때
그리하여 매 순간 우리는 여행을 소망한다....고 하는데
나는
도망이나 고요거나 깨달음이기도 하겠지만
그 자체로의 내 자신을 온전히 만나고 싶다
"이곳에서의 내 자신이 내 여행의 이유이다
산이
옮기 우지 않고
그대로 있다는 것이
어쩌면
크나큰 축복이다
그 자리 그대로이기에
부지런히 만나러 가면 된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가능하고
언젠가는 이라는 마음을 먹을 수 있고
꼭이라는 단어를 애기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산들이 옮겨 다닌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유선대
범봉
저 뒤로 세존봉
마등령 등이 보인다
다시
보이는 울산바위
새벽을 깨워 다녀왔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신선대 에서 보이는 풍경
1275봉 까지
공룡능선의 많은 풍경중에
단연 압권의 풍경을 보여준다
범봉의 위력
웅장하다
왜 설악 인지를 보여주는 거 같다
여러 사람들의 산행기를 보면
우리가 가 보지 못한 코스들을 다녀왔던데
길을 알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책 그대로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이 없는 것처럼
우리가 가보지 못할 곳은 없는 거 같다
떠나야만 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행에서는 보이는 것들보다는 찾아가는 것일거다
나를 찾고
나를 느끼고
나를 알아가는 그 오롯한 감정이
여행의 진정한 묘미 일 것이다
무너미 고개
이제 하산 시작이다
비선대까지 5.4km
소공원까지는 거의 7km를 걸어내려 가야 한다
마등령을 오를 때 보다
더 힘들고 지루했지만
앞전에 못 보았던 풍경들을 보는 재미가 있어
즐거운 하산 길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온몸에 신바람이 불어댄다
천불동 계곡 하산길
좌우로 빽빽히 서 있는
거대한 바위로 인해
어느 협곡을 걷는 거 같다
그 사이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걸었고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다
인간의 힘도
자연만큼이나 위대한 것이다
어느
액자의 산수화 같다
흉내 내기조차 어려울 풍경들이
계곡 옆으로 줄지어 서 있다
폭포 이름은 모르겠다
물줄기가 참으로 맑고 시원하다
하산길은 물소리와의 동행이 된다
하산이 아닌
등산의 기분이 들 정도로
숲이 빽빽하다
천당폭포
속세에 살던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
천당에 오는 듯한
평안을 얻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시원한 물줄기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적셔진다
속세에 가서도
이 깨끗함을 유지하고 싶다
그냥
풍덩 들어가
목욕하고 싶다
설악산 다운 풍경들이
하산 내내 펼쳐진다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들의 화음
저절로 한 곡의 음악이 된다
설악이여
그대를 잊지 않을 것이니
그대도 나를
잊지 말아 다오
또 오거든
반갑게 두 팔 벌려 용트림 이길
그리고
안전산행할 수 있게 지켜주기를~~
고해본다
설악의 여운을
가슴에 품고
강릉
강문 해변
산이여
바다여
하늘이여
그 이름들이여
설악의 풍경들과
망망대해의 바다
그리고 하늘 아래
많은 시간들 속에서
나로 살지 못하고
부정하며 살아온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바다 앞에서
부끄럽고 부끄럽다
나로 살아야 겠다
나로 살아가야겠다
설악을 오르며
보았던
장엄한 일출이
바다에서
일몰로
저물어 간다
한 송이 꽃을 피우지는 못할지라도
쓰러지지 말라고
바다는
일몰로 출렁거린다
가만히 앉아
오래오래
하루의 시간을 가슴에 안고
귀갓길에 오른다
버킷리스트를 이룬다는 것은
꿈을 이루는 것이다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것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가슴에 끙~하고 억눌렀던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이다
남아있는 버킷들이 손짓한다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어느 시인의 제목처럼
바다는 잘 있는 것처럼
나도
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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