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주최하는시민작가에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지금까지 틈틈히 써 온 시들을 모으고
고르고 골라서 수정을 하고 또 수정을 하여
우여곡절 끝에 시집이 나왔다
"여행길에서
혹은 일상속에서
마주하는 어떤 것들이 말을 걸어올 때 가 있다
아니면
내 마음이 닿아서
이야기를 건네는지도 모른다
너의 모습을 보니 내가 보이고
네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들리는 그 순간에
너와 내가 하나되어
네가 들려주는 이야기
내가 해야 하는 고백들을 여기에 모아
그냥 이었을 것들을
의미 있는 것들로 채워본다"
책 표지에
이렇게 썼다
내 책을
내가 리뷰 해 본다
사진을 찍었고
그 이미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시집을 꾸몄다
.........................................................
1,또 하나의 이별
학기 초
반 편성
그로 인한 이별의 순간들
이별은 어른들의 단어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에게도 이별이 있다는 것을
그로 인해 흘리는 눈물이 있다는 것을
그 순수함을 알게 되는 소녀의 눈물
2,나의 꿈은
무엇보다
작물들을 심고
그것들이 커가는 것을 경이롭게 지켜보는 일이다
그 작은 씨앗들이 어찌 가지가 되고 열매가 되어가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꿈을 꾸는 거 같다
3,유년의 추억
아버지 수고하셨어요
소 보다
제가 하기 싫다고 떼쓰고 핑계 대고
그럼에도 어린 아들 억지로 시켜야 하는 쟁기질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조금만 신경 썻더라면 아버지가 피곤하실 밤에 잠도 못 주무시고
온 산과 들로 이웃 마을까지 아쉬운 소리 해가며
소 찾을 일 없었을 텐데...
죄송해요 아버지
3,슬픈진실
그냥 이라는 것은 없는 거 같다
무언가 있어야 무엇이 되는 거 같다
없어야 있을 수 있고
있어야 다가설 수 있다
너로 인해 아픔이고 상처이지만
또 너로인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진실들
"슬픈진실"이라고 제목을 지은 건
그 채념의 시간들을 이겨내었기에
그나마 진실인 거 같았다
4,혼자
혼자 인 시간이 많아졌다
몸이 아닌 생각의 시간조차 오롯이 혼자가 되었다
그래서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보듬어 눈물 닦아줄 사람은
나 뿐이기에
나라도 내가 되어 위로해 주고싶다
그 혼자라는 사실에 절망이 아닌
나로 인해 희망을 갖고싶다
5,수국
꽃말 만 가지고 글을 써 보니 시 가 되었다
그리고 사랑
사랑이라며 울고불던 인연들이
어느날 돌아서면
왜 모두들 증오의 불을 품는지
사랑은 끝까지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삶이 환경들이 부족하고 미련하고 못난 것들까지
6,당신의 희망
엄마의 모든 관심은 오직 자녀들
엄마 자신의 인생은
어느날의 구름처럼 흘러가 버리고
이제는
자녀들의 인생에 따라 울고 웃게 된다
자녀들의 모든 것이
엄마 자신이 되고 인생이 된다
희망이 된다
7,살아가면 된다
친구와의 여행
통영
그리고 동피랑
많은 벽화중에 이 동백그림이 얼마나 잔잔하던지
울컥 위안이었다
그래 인생은 살아가면 된다는 희망을 주었던 벽화
진실이든 거짓이든
무엇으로도 내가 살아갈 공급이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8,동백이별
여행길
숙소를 나서는데
전날 내린 비로
한껏 젖어있는 낙화의 동백이 마음을 울렸다
미련없이 떨구는 그 순리이기에 자연이다
나는 얼마나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또 그로인해 얼마나 미련했던가
이별이지만
이별이 아닌 시작인 것이다
9,봄이 왔다고
오래된 집의 작은 창문하나
그곳으로 향하는 담쟁이의 줄기
봄이 왔다고
꽃이 필 거라고
그러니 이제 창문을 열어
바람이 되라고 말하는 거 같다
10,나는 괜찮다
곡성 동악산 산행후
식당을 향해 가는 길
큰 고목의 갈라진 틈이 내 마음을 닮았다
상처이지만
결국은 내 것이기에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위로하고
괜찮다 괜찮다 픔어야지
내가 나의 상처이자 치유가 된다
11,이 꽃 하나에
친구와의 여행길
이것보고 저것보는데
그냥의 익숙한 풍경들
그러다
길가에 떨어진 동백꽃 하나에
내 온 마음이 물들어 가더라
우리가 여행이라며 느끼는 모든 것들이
꼭 거창하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을 채워주는 어느것 하나 있으면
그것으로 여행은 충분한 거 같다
12,야근
몇십년을 근무하고
그만큼의 야근을 하지만
도무지 적응이 안된다
야근 퇴근길
나는 잠을 자러 가는데
타인들은 일하러 간다
꿈을 꾸러 가는데
꿈을 이루러 간다
또 꿈을 꾸는데
난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간다
이 엇박자의 삶이지만
온전한 내 것이기에
달빛 쏟아지는 야근이 정겨울때도 되었는데
야근은 도무지 내 것이 안된다
13,이사
엄마의 짐을 옮기는 날
다른 건 그냥 두시고는
밥솥 하나 딸랑 들고 올라가시더니
햇빛 들어오는 방 한가운데
밥솥을 두시고는
나머지 짐을 옮기시길래
엄마!왜 이래? 물었더니
그래야 잘 먹고 잘 사신단다
선생의 지혜
그래서 나도 원룸을 얻어나가는 딸의 방에
책 한권 얼른 놓았다
잘 보고 잘 살라고
인생에 햇빛이 가득하기를 바래본다
14,담쟁이의 꿈
사진을 찍으러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담쟁이를 정말 많이 보게 된다
그 가녀린 몸짓으로 기어오르는 담쟁이들이
한 폭의 그림이 되고 한 편의 시가 된다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15,단풍
가을에
그리 붉게 물들어 가슴을 적시던
단풍들이 어느날 우수수 낙엽이 되는
그 순리의 정직함이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임을 알게한다
내려놓아야
비워야
잡을 수 있고 채울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16,추억
추억이 있어
그 추억이 품어주는 기억이 있어
우리는 그나마 위안이 되고 위로를 받아
현재의 상처들을 이겨낸다
그 추억이 안겨준 그리움이 있어
그리움 품고 하루하루를 이겨낸다
17,각인
배웅하러 기차역에서 딸 아이를 보내는데
옆에서
떠나는 친구향해 손 흔드는 소녀의 몸짓이
그리도 마음에 곱게 남아 각인 되더라
그 순수한 배웅이 얼마나 따스하던지
그 순간이 각인되어 미소로 남는다
18,여행
그냥 멀리 가지 않아도
어느 화려한 풍경이 아니어도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그것
그것이 여행일 거다
그냥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보듬어 위로를 건네는 일
나를 위한 선물
나의 여행이다
19,휴식
마을을 걷다보면
어느 집앞에
어느 골목길에
어르신들이 앉아서 쉬는 낡은 의자들이 하나둘 있다
걷다가 쉬어가고
이웃을 만나 쉬어가는 의자
우리네 인생도 쉬어 갈 일이다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고
내가 있는 곳을
내가 가야할 곳을
내가 해야할 것을 생각해 볼 일이다
20,혼자가 되어
순천만 갈대숲 용산전망대
카메라 들고 석양을 기다리는데
어느 한 여성
혼자 올라오더니
바다의 풍경을 하염없이
얼마나 오래 쳐다보던지
첫눈에 반했다
많은 사람들이 끼리끼리 와서 사진을 찍고 시끄러운데
혼자 조용히 응시하는 그 눈빛에 매료되어
총각이었다면 기필코 따라가 애인 하자고 할 뻔 했다
혼자만의 오롯한 시간
그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그립다
21,몰랐었어
나에 의해서
타인의 마음이 상처라면
그 상처를 얼른 알아차리고
미안해 해야하고
그 원인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것이라고
내것만 챙기다 보면
한숨의 타인은 정말 타인이 될거다
22,끝이 있기에
모든 건 끝이 있기에
희망이 되고 준비하는 마음이 된다
바다에 파도가 없고
인생에 파란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웃을 수 있을까
모든 건 지나가기에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
23,흔적
타인에게 남겨진 우리의 흔적들은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
그냥 기억속에 잊혀져 가고 잊혀지는 흔적들은
정말 소멸되어 버릴까
아니면 희미하게나마 남아
인연의 굴레를 이어가게 하는 걸까
나의 흔적들이
너의 흔적들이
서로 아름답길 바래본다
24,그대가 떠나고
보성군 벌교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의 무대
보성여관
그 방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꽃화분을 보고 앉아있는데
무언가에 남겨진 느낌이 들었다
금방 까지도
그대와 둘이서 꽃 보며 웃엇던 거 같았는데
문득 혼자였고
그렇게 한 점이 되어 괜히 눈물이 났다
25,서심
윤동주 시인의 유고집이 보관되었던
가옥을 보며
서시가 떠오르고
그분은 한 점 부끄럼 없는 생 을 노래하지만
나는 한 점 이라도 더 웃는 생 이고 싶어
개시를 하였다
오늘도 웃어야 겠다
26,할머니
시골집
혼자 사시는 할머니
마당에 피어있는 채송화를 찍고 있는데
마루에 앉아서는
늙지마라고 몇번을 애기 하신다
어찌 안 늙을 수 있을리요
그 나이드심의 서러움이 복 받치는지
약 이라도 드시고 싶으신가 보다
하지만
약 먹어 다시 젊어진다 해서
우리가 무얼 할 수 있을까
27,지금 내 소원은
지구의 어느곳에
손가락을 가리키면
내가 금방 그 곳으로 가게되는 소원은
이루어 지지 않겠지만
내 온 몸을 다해
너에게로 가고자 하는
나의 소원은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지구의 어느 것보다
소중한 너의 전부를 향해 가고 싶은데
지금은
순간이동의 능력보다
네게로 가려는 소원이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28,건강하시요~잉
해룡면 체육대회
부모님을 다라이에 앉히고 달리기 하는 모습에
울컥 눈물이 나더라
그냥 이기기 위해 달리기도 하겠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을 향한 불효막심이
아파서 눈물감추며 달렸으리라
엄마
건강하시요~잉
뭐 있다요
건강하시면 되네요
29,길 위에서
자주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 자주 길 위에 우두커니 있는 나를 보게된다
그러면
모든 것들이 내려놓게 되고 비어지게 된다
인생은 결국 인생인 것을 알게된다
길 위에 서면 인생이 보인다
그래서 떠나게 된다
길을 잃기위해서
30,네가 있었다
어느골목
마주친 소녀
굳게다문 입술로 응시하던 눈빛이 남아
그녀가 떠난 골목을 사진을 찍고
나 혼자만의 사랑을 했다
그녀가 애인 인 것처럼
첫사랑 인 것 처럼
그 순간을 그리움으로 품어
시로 적어본다
31,명태
어릴때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엄마를 돕기위해
시내 시장까지 리어카에 채소를 싣고
그 먼 거리를 아저씨들과 다니던 때가 있었다
새벽보다 다 빠르게 일어나
시장까지 리어카를 끌고 밀고
등교의 시간에 맞추느라 제법 힘에 겨웟던 시절
학교에 돌아와 보면
엄마는 꼭 명태 대가리를 사오셨다
국을 끓이고 굽기도 하고~
나는 그 대가리의 조금 남아있는 살 부분을 젖가락으로
후비고 후벼 파 먹었다
그때는 몰랏었다
그게 엄마로서는 최선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날 바라보는 엄마의 가슴은 얼마나 후벼졌을꼬
제대로 된 고기한 마리 먹이지 못햇던
어미의 심정을 이제는 알 거 같다
32,아버지의 지게
아부지 생각만 하면
지게가 생각난다
어딜가고
무얼 하시던
아버지의 어께에는 몸의 일부 인 냥
자식하나 업고 다니는 것처럼
항상 지게가 있었다
그 지게가 우리를 살게하는 꿈이었고 희망이었다
몸 하나로 가난을 이겨내시던
울 아부지의 훈장이었다
쉬 쉬는 것초차
지게와 함깨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그립습니다 아버지
내 아버지
33,친구여 안녕
죽마고우
대나무로 만든 말을타고 놀던 벗이라는 뜻이다
대나무가 없이지고
말이 소멸되어도
내 친구는 영원할 줄 알았다
그 벗이 세상을 떠났다
지기지우
나 보다 나를 더 잘알아서 챙겨주고 보듬어 주던
그 벗이 내곁을 떠났다
막역지우
아무 부담없이 웃고울고
허물 없었던 내 친구가
이제는 내 곁에 없다
지란지교
어릴적 부터 만나 참 순수하게 나누었던 정인을
이제는 사귈 수 없다
이 모든 사자성어의 뜻보다
더 깊고 넓어 따스했던
내 친구가
내 벗이 세상에 없다
홀로 남겨진 내가 미친듯이 울어댄다
그럼에도
대답었는 고요가 사람을 가슴 쥐게 한다
아!벗이여
어찌 이별이 이리도 빨랐던가
더 웃을껄
자주 만나고 놀러 갈 것을
다 내려놓고 마음 나눌껄
벗이여
그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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