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설도항
원래는
영광 낙월도에 가려고
늦은 시간
부지런히 달려
향화도 항에 도착 했지만
분위기가 썰렁해서
선장님께 통화해보니
결항이라고 한다
여헹이란
퍼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흩어진 퍼즐을 보는것으로 시작된다
한참을 고민하다
한번은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신안군 압해읍 가란도로 향한다
영광 향화도에서 차를 돌려
신안군 가는 길에
잠시들른 영광 설도항
계절답게 을씨년 스럽다
풍경마저
계절을 닮았다
갯벌이 널리 멀리 퍼져있다
기독교 순교성지
염산교회에 들러
순교자들의 정신을 새겨본다
그분을 향한 사랑이
죽어가면서까지
절절했으리라
가란도
목교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서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다
전국 곳곳에
목교들이 점점 많아지는 거 같다
목교에서 보이는 바다풍경
가란도 포구
작은 배들이
올망졸망 귀엽다
가란도 모실길 안내판
아직은 개발이 덜 되어
미흡하지만
여행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가란이라는 이름의 배
한때는 바다를 누볐을 동력이
힘을 잃어
영구히 휴식을 취하는 거 같다
지금은 썰물
바닷물이 저 멀리까지 물러나 있다
갈대와 어우러진 갯벌의 색깔이
계절만큼이나 흙갈색으로 짙어간다
가란도 마을은
목교를 건너자 마자 있는 것이 아니고
산 너머에 있으므로
마을로 통하는 길을 가야한다
바다를 옆에끼고
한적하게 걷는 길이
절로 힐링이다
이렇던 바다가
나올때 보니
바닷물이 가득 차 있더라
물은
자기의 길로만 간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난
어느길로 가고있을까
어느집 담벼락
여러 꽃들이 줄지어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장독대가 있는 풍경
바다바람에
장이 된장이 김치가
맛있겠다
길게 이어진
물줄기의
간절함이
바다에 닿기를
그냥
아무 것 없이
그 자체로의 존재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존재감
바다로 부터
벌을 받고 있는 거 같다
무얼
잘못햇기에
바다멀리 떨어져 육지까지
혹시
배와 바다 사이에도
왕따가 있는걸까
바닷물과
친구가 되어
친구가 얼른 오기를
와서 손을 내밀어 주시길
기다리고 있다
길게 뻗어있는 해안길
모실길 이다
짝짓기 나무
전설이 내려온다는 나무인데
자세히 읽어보질 못했지만
섬과 섬사이 연인의
서글픈
사랑이야기 인거 같다
바람만이
이곳이 바다라는 걸
알려준다
주상절리
아무 생각없이
생각조차 맡기고
쉬고 싶은 곳
이름모를 섬이 보인다
삶의 흔적들은
어느곳이나 아름답다
아!무지개
날씨가 오락가락 하더니
이 무지개를 보여주려고
그리도 몸살을 앓았나 보다
자연의 경이앞에
온 마음이 내려 앉는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다
겨울이 아니랄까봐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댄다
가을이 아니고
겨울이라고
나 좀 알아주라고
울부짖는다
외딴집 풍경
참 시골스럽다
말려놓은 고기로
한달은 맛있겠다
마을로 가는 길
가구수에 비해
빈 집들이 정말 많았다
마당이 밭이 되었다
땅은 놀면 안된다
무엇이든
열매가 될 것이기에
마을회관
마을 목사님을 선생님으로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의 한글공부가 한창이다
뭉클
감동이었다
글자 없이 살아오신 시간들이
무엇으로 남아 계실까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못배운 설움이 얼마나 사무쳤을꼬
그리고
먼 곳에서
마을에 왔다고
공무원으로 퇴직하셨지만
아직도 마을들을 돌아보며 챙기시는 장용구 관리자님의 배려와
듬직하신 마을 회장님의 정성으로
손수 점심을 대접해 주신다
지금까지
먾은 마을들을 다니고 보고 만났지만
점심을 대접 받기는 처음이다
얼마나 황활하던지
숨도 못쉬고 먹었는데도
추운날씨에 따스한 밥이
엄청 맜있었다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의 인사를 다시 전해본다
마을을 떠나며
마을을 다시보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새긴다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니 아름답다
모실길이 정비가 덜 되어
온전하지 못하지만
걸을수 있음에 행복하다
모래도 참 곱다
해수욕장의 기능은 아닌 거 같다
바닷가 언덕
모래성을 쌓아놓은 듯한 모습이 신비롭다
풀 한웅큼이 묘하게 자리를 잡았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
어느새
바닷물이 들어와
갯벌로 훤하던 곳이
푸르름으로 가득 찬다
이곳에도
바닷물이 제 자리를 잡아간다
저 길의 끝까지
모실길이 연결되었으면 좋겟다
가란도와 연결된
목나루 선착장
가고자 하는 곳에는
못갔지만
그럼으로 해서
또 한 곳을 보게된다
여행인 것이다
미완성이
때로는 더 큰 행복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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