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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전라도

와온의 가을


가을엔

그냥 서럽다 

괜히 허전하고

 생각의 끝에는

무언가

아쉬움이 가득한  계


그래서

만만하게 보냈던 시간들을 반성하고

소홀했던 인연들에게 미안해 하는

참회의 시간들


코스모스가 피고

억새가 한껏

가을 춤을 추는데

나는

무엇으로 추어야 할까


가야할 길을

알고가는 이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지만

가야할 길이 보이지 않고

이길 저길 헤매이더라도

길 위에 서있는 이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

그 찬란한 길 위의 몸짓들


노랗게 익어가는 황금들판

하얗게 익어가는 억새물결

그리고 잃어가는 낙엽들

그렇게 가을은 깊어가고

그렇게 우리의 마음도 깊어가겠지


길 위에

서 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어느 길이든

이어지고

살아갈 것이다



한가한 도로위의 질주

그리고 가을바람

청춘이겠다


생명력의 세월들이

저물어 간다

이제는

변화 되어가는

삶의 이정표에

몸을 맡길 일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

발가벗겨진 배들이

수줍게 머물러 있네

얼른 바닷물이 들어와

찰랑찰랑

아랫도리

감추어 줬으면


텅 빈 바다에도

수줍은 한척에도

가을은

그렇게 다가선다

바람이라고

가을은

바람일뿐이라고


너 떠난 자리에

나 홀로 남아

네가 오기를

기다리는 일편단심이

이제는

시간조차 외면 받는다


해변의 새로 생긴 데크길

짧은 길이지만

연인들의 사랑만으로

충분히 채워질 것이다


와온

온 동네 가을이네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다짐하는

모든 사랑의 약속들이

이루어지기를


제 모습이

기우뚱

넘어질 거 같지만

아니랍니다

바람에 맞서기 보다

친구가 되기위해

몸을 기울여

바람의 소리를 듣고 있답니다


먼 바다로 나갈 준비완료

하지만

더디게 오는 바닷물 만이

우리를

우리이게 할수 있기에


모여있는 꽃보다

한쪽의 꽃이

더 예쁘게 보이는건

내가

그렇게 때문 일것이다


가끔은

채워짐 보다

이렇듯

비어있는 공허로 인해

또 다른 무언가를 채울수 가 있다


그대여

다정하게 손잡고

걷고 싶어요

가을바람

살랑살랑

미소지으며

당신의 목소리에

웃고 기대어

추억이고 싶습니다


연인이여

하얀 인연이여

하얀 눈이 꽃으로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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