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봄에 모산재로
철쭉이 절정일때 와서
한없이 펼쳐진 꽃잔치에 입을 벌리고
가을에는 억새의 잔치로 감동을 준다
황매산 오토캠핑장 주차장에서 부터 시작되는 억새의 향연
접근성이 참 좋다
오늘따라
하늘도 파래
억새의 춤사위가 더 신이났다
온통 억새 밭이다
가을이 가려는 길을 재촉하듯이
억새의 표정들이 짙어만 간다
억새 꽃
伏天 안 종환
맵싸한 바람
먹장구름으로 하늘 닫아 놓은 날
황량한 들녘 강둑을 따라
순례의 길 떠나는 끝없는 행렬
가녀린 허리 휘어지도록 흔들어대며
덩실덩실 어깨 춤 추는 백발들의 환희여!
봄에
철쭉으로
가득햇을 곳에
이제는
억새가 춤을 춘다
바람이 부는대로
이리흔들
저리흔들
흔들려야 억새 인 것이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가을사랑 도종환
추억이다
한걸음 한걸음마다
추억의 발자국들이
하나씩 남겨진다
내 가슴에
또 네가슴에
가만히
걷기만 하는데도
온갖
그리움 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보인다
그 그리움의 끝에는
항상
내가 보인다
내 사는 곳에서
바람 불어 오거든
그대가 그리워
흔들리는 내 마음인 줄 알라
내 사는 곳에서
유난히 별빛 반짝이거든
이 밤도 그대가 보고싶어
애태우는 내 마음인 줄 알라
그리움에 대한 시/이정하
이정하 시인의 제목처럼
눈부시고
눈물겹다
망루가 하나가
억새의 배경이 되어준다
먼 옛날
어느 곳으로의 여행을 온거 같은
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가는 길
저 위가 정상인 줄 알았더만
더 가야한다
정상이 그리 쉬운게 아니란걸
산은 알려준다
이 길로
정상으로 해서
가운데 보이는 삼봉
끝에 보이는 중봉 까지 가서 하산하였다
가을 -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저 끝에 정상이 아닌
전망대가 있다
아무도 밟지 말라고 가을이 오고 있다
무엇이든 훔치려는 손을 내려 놓으라고 가을은 온다
힘 빠지는 고요를 두 손으로 받치듯
무겁게 무겁게 차오르는 가을
일말의 계절/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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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철쭉으로 울었는데
가을엔
억새로 울게한다
이젠
그만 울어야지
겨울을
맞이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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