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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야기

황매산의 가을 - 1


황매산

봄에 모산재로

철쭉이 절정일때 와서

한없이 펼쳐진 꽃잔치에 입을 벌리고

가을에는 억새의 잔치로 감동을 준다


황매산 오토캠핑장 주차장에서 부터 시작되는 억새의 향연

접근성이 참 좋다


오늘따라

하늘도 파래

억새의 춤사위가 더 신이났다


온통 억새 밭이다

가을이 가려는 길을 재촉하듯이

억새의 표정들이 짙어만 간다



억새 꽃

                          伏天 안 종환

맵싸한 바람
먹장구름으로 하늘 닫아 놓은 날
황량한 들녘 강둑을 따라
순례의 길 떠나는 끝없는 행렬

가녀린 허리 휘어지도록 흔들어대며
덩실덩실 어깨 춤 추는 백발들의 환희여!
                





봄에

철쭉으로

가득햇을 곳에

이제는

억새가 춤을 춘다



바람이 부는대로

이리흔들

저리흔들

흔들려야 억새 인 것이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가을사랑   도종환



추억이다

한걸음 한걸음마다

추억의 발자국들이

하나씩 남겨진다

내 가슴에

또 네가슴에

 


가만히

걷기만 하는데도

온갖

그리움 들이

생각이 난다

내가 보인다

그 그리움의 끝에는

항상

내가 보인다


내 사는 곳에서

바람 불어 오거든

 

그대가 그리워

흔들리는 내 마음인 줄 알라

 

내 사는 곳에서

유난히 별빛 반짝이거든

 

이 밤도 그대가 보고싶어

애태우는 내 마음인 줄 알라


그리움에 대한 시/이정하



이정하 시인의 제목처럼

눈부시고

눈물겹다






망루가 하나가

억새의 배경이 되어준다

먼 옛날

어느 곳으로의 여행을 온거 같은




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가는 길

저 위가 정상인 줄 알았더만

더 가야한다

정상이 그리 쉬운게 아니란걸

산은 알려준다



이 길로

정상으로 해서

가운데 보이는 삼봉

끝에 보이는 중봉 까지 가서 하산하였다


가을  -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저 끝에 정상이 아닌

전망대가 있



아무도 밟지 말라고 가을이 오고 있다
무엇이든 훔치려는 손을 내려 놓으라고 가을은 온다
힘 빠지는 고요를 두 손으로 받치듯
무겁게 무겁게 차오르는 가을


일말의 계절/이병률


............................................................................


봄에

철쭉으로 울었는데

가을엔

억새로 울게한다

이젠

그만 울어야지

겨울을

맞이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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