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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전라도

순천 월등 복사꽃

꽃들이
여기저기 무수히  피고
이 꽃 저 꽃 보기도 전에
꽃들의 낙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남해바래길 10코스를 먼저 다녀왔는데  
꽃들이 더 급하다
월등의 복사꽃을 먼저 포스팅 해야겠다

 
 

월등 복사꽃 보러 가는 길
개울물 위로
벚꽃의 기지게
길게 늘어진다

 
 

복사꽃
아직
만개로 피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가득히 아름답다

 
 

산에 들에
완연한 봄의 잔치
복사꽃의 꽃망울이 봄을 맞는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는지
꽃을 피워내는
복사꽃 아우성이 여기까지 들린다

 
 

겨우내
조용하던 언덕이
복사꽃으로 환하게 빛난다

 
 

나무가 위로 자라지 않고
옆으로 자랄 수 있게 
폴대로 잡아주는 작업이 한창이다

 
 

신성 마을
복사꽃이 피기 시작하고
꽃을 솎아주는 손길이 바빠진다

 
 

아직
빛나게 피어있는 벚꽃
복사꽃이 완전히 피우길 기다리나 보다
그래서
복사꽃 만개이면
벚꽃 엔딩 일 거다

 
 

복사꽃 터널

 
 

터널사이로
봄바람이 살랑
꽃들이 활짝 기운을 얻는다

 
 

꽃으로 피어
서로의 시간들이
깊어간다

네가 피고
내가 꽃이 되는
시간을

차라리
꽃이라 말하리

 
 

만개로 피면
터널이 더 깊어질 거다

 
 

이곳에
꽃처럼 주렁주렁 열릴
복숭아가 상상이 된다

 
 

돗자리 깔고 누워
꽃이 되고 싶어라

어떠하든
나는 꽃이 될 수 없으니
꽃 속에 숨어서라도
꽃인 냥
흉내이고 싶네

 
 

복사꽃
마을마다
다 보지는 않았지만
이만큼  만으로도 충분한 거 같다

 
 

신성마을
복사꽃 보러는 처음 와 보는 마을이다

 
 

사람이

만약
사람이

꽃처럼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만약에 말이다

 
 

할 말이 하도 많아
입 다물어 버렸습니다.
  
눈꽃처럼 만발한 복사꽃은
오래 가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
 
가세요, 그대
떨어지는 꽃잎처럼 가볍게,
연습이듯 가세요.
 
이정하 시인의 복사꽃 중에서--

오래 가지 않기에
정녕 아름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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