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는 날
하동 십리 벚꽃 길
개화시기를 제대로 맞추어 왔나 보다
거의 피어서
온통 하얗게 빛이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류장 일 거다
벚꽃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는 마음은 얼마나 설레일까
하얗게 하얗게
양쪽으로 피어 터널을 이룬다
산에는
안개가 자욱히
꽃에 풍경을 더해준다
벚꽃 터널
하얀 꿈속으로의 초대
건너편에도
벚꽃이 활짝
안개 낀 산의 몽롱함
선물 같은 하루가 주어진다
한옥과
벚꽃이 잘 어울린다
정신의 아름다움
벚꽃
정신이 혼미해지는 걸 보니
정신이 아름다워지고 있나 보다
봄의 축복속에
하얀길을 걷고 있는 거 같다
황홀해서 할 말을 잃는다
벚꽃 따라서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
꽃이여 산이여 안개여
불러도 불러도
풍경 입니다
화개중학교의 벽화
십리 벚꽃길을 잘 그려 놓았다
이곳에서의 공부는 힐링 이겠다
안개가
시시각각 풍경을 바꾸어 가며
산의 허리를 넘나든다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작별을 한다면
이 꽃길에서 하고 싶다
그럼
덜 아플 거 같다
잎이 되기 전
꽃의 발악
꽃으로 발버둥 친다
그래서
더 하얗게 하얗게 빛이 난다
벚꽃 사이로
섬진강이 흐른다
이런들 저런들
제 몫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내 욕심인데
봄에 한번 이렇게 피고
또 여름에 가을에
이렇게 피워주면 어떨까 라는
지극한 욕심을 부려본다
노란 개나리와
하얀 벚꽃이 잘 어울린다
꽃은 피고지고
안개는 넘실거리고
나는 길을 잃는다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길이 보이질 않는다
꽃은
꽃을 피우고
나는
나를 빛내야 하는데~~~
비가 그치고
안개의 여운이 오래오래
몽환적 풍경이다
십리를 다 찍으려면
드론 이라도 띄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섬진강의 흐름이 참 좋다
녹차밭과 벚꽃의 배경도 참 예쁘다
녹차잎도
덩달아
봄을 틔운다
겨우내 참았다가
봄에
한꺼번에 터뜨리는 벚꽃
그래서
여기저기 벗들이 참 많다
그냥 이었을 풍경에
안개가 흐르니 절경이 된다
십리를 다 걷지는 못하고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돌아나온다
오는 길에 보고
가는 길에 보고
그래도
처음 보는 것이다
같은 모습
다른 풍경
한 폭의 수채화가 펼쳐진다
기다린 만큼의 개화
찰나의 순간
마음껏 피우길
이길을 걸어
나도 가리니
우리다시 만나자
자꾸
누군가 생각이 나고
깊어질까봐
통증
걸음이 급해진다
봄의 기운이 완연한 들판
상큼하다
바람 한 점이 지나간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중에서
류시화
그대여
나의 그대여
내 깊은 곳의 각인이여
그대가 곁에 없어도
나는 그대가 보인다
흐린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잔잔했던 시간들이
왁자지껄 잔치가 벌어진다
잠잠하던
벚꽃들도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리움 한 자락
내려놓고
들킬세라 줄행랑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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