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형제봉 신선대 구름다리
가봐야지 하면서도
가깝다고 멀리했던 하동 형제봉을 다녀왔다
그 멀리함이 산의 시샘이었을까
들머리가 눈앞에 보였으면서도
내꾀에 내가 속아
지리산 둘레길로 알바산행을 한시간 정도 하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설레임 가득
숲길이 정말 호젓하니 아름다웠다
산 이라는 글자 하나만으로도 산이 느껴진다
이 표시를 보고서야
알바의 걸음이었음을 알고 오던길을 되돌아 간다
이제 형제봉 입구 활공장 가는길
원래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길인데
공사로 인하여 출입금지 이다
그래서 오롯이 3.4km의 임도길을 오른다
겨울
그 순백의 계절
짧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구불구불 산길을 걷고걸어 도착한 곳
하동 활공장
페러글라이딩이 날아다닐텐데
오늘은 조용하다
이 넓은 산 이 공간에 오롯이 나 혼자 이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형재봉 등산길이다
겨울숲답게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황량한 낙엽들이
지난 가을의 추억들을 이야기 한다
계절별로
그 나름의 존재로 아름다운 자연
그래서
우리도 자연이라는 하나의 몫을 해내야 한다
형제봉 제 1봉의 암릉
지리산 다운 기개가 느껴진다
성제봉 제 1봉
1112미터
봉우리 2개가 있어 형제봉 이고
성제봉이라는 이름으로
제1봉이 있고
재2봉이 있다
산아래로 길게
하동의 들판이 이어진다
울창한 숲이 풍요로움의 상징이 된다
제2봉이 보이고
신선대 길이 보인다
제1봉에서 보이는 제2봉
그 뒤의 봉우리는 따로 이름이 없는 거 같다
섬진강은 흐름만 있을뿐 말이없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흘러가게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제2봉 가는길에서 보이는 제1봉
정말 형제처럼 나란히 사이를 두고 서 있다
구름이 참 좋다
성제봉 제2봉이다
1108미터
섬진강이 보여
산행길이 더 여유로운 거 같다
언젠가는 저 섬진강을
자전거 타고 한바퀴 돌아야 겠다
산길을 걷다가
이런 공간이 나오면 얼마나 기쁜지
쉬어가라는 자연의 배려 같다
쉼터에서 보이는 구름다리
그리고 섬진강
알바에 임도길에
또 저기까지
다리에게 미안해 진다
다리는 아플지언정
가슴은 콩딱콩딱 어서 가자고 심장을 두드린다
당겨본 구름다리
구름이 지나가다가 걸릴 거 같다
구름다리 입구
바람소리가 무섭게 불어댄다
다리가 출렁거린다
콩닥 거리던 가슴이 숨을 참는다
다리를 건너오면
신선대와 이어지는 계단길이 이어진다
난 여기서 되돌아 간다
애마가 간절히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뭐할라고
힘들게 걸어다니냐고
까마귀 두마리가 까악까악 지난간다
난 니들보다 다리가 더 길다고
끼야악~ 악쓰고 싶지만
벌써 저만큼 날아가버린다
구름다리를 건너
저 위까지 다시 올라가서
오던길에 놓쳤던 풍경들을 여유있게 보련다
철쭉단지가 보인다
그때이면 얼마나 아름다울꼬
상상만으로도 축제가 된다
바람이 통하는 사이로
가을도 지나갔는지
남은 낙엽들이 쓸쓸함을 남긴다
전망바위
하동이 보이고
섬진강이 한눈에 보인다
전망바위 에서 보이는 구름다리
구름다리 너머
저 멀리 섬진강이 유유이 흐른다
봄이되어
섬진강변에 벚꽃이 피었을때
이곳에서 보면 얼마나 황홀할까
가히 절경이겠다
쉬고 가라고 하는데
안 쉬어 간다고 하니
삐졌는지
고개를 돌린다
돌아선 길을 다시 보는데
군데군데 소나무가 풍경을 이루고 있다
앞에서 보던 풍경을
뒤에서 본다
때로는 뒤집어야 만날 수 있다
활공장 전망대
막힘없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에
가슴이 열린다
산은 산을 이루고
우리는 우리를 이루어
하나의 순리를 만들어 간다
구름이 바뀌었다
아까 봤던 풍경인데
구름이 덥히니
한폭의 그림이 되었다
하산완료
산행이
등산보다
하산이
훨씬 감동 일때가 있다
오늘처럼
길을 잃어가면서 까지
등산이면
하산이 오지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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