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서천변에 꽃들이 활짝 피었다
장미꽃 양귀비 금계국
그리고 수레국화
서천변 물길따라 길게 늘어선 꽃들을 보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한때는
누가
어느 꽃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거침없이
장미곷이라고 대답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꽃을 애기한다
장미를 좋아한다고
말 할 자격을 잃은 거 같다
장미곷 축제를 하는
곡성 보다는
작고 미약한 장미꽃밭 이지만
한송이 한송이 마다
아름답다
장미
신재한
내가 키우는 것은 붉은 울음
꽃 속에도 비명이 살고 있다
가시 있는 것들은 위험하다고
누가 말했더라
오, 꽃의 순수여 꽃의 모순이여
죽음은 삶의 또 다른 저쪽
나도 가시에 찔려 꽃 속에 들고 싶다
장미를 보는 내 눈에서
붉은 꽃들이 피어난다
여러송이 보다
어떨땐
한송이가 더 예쁘다
조금 늦게 왔다
때 맞춰 왔더라면
장미꽃 만발에 묻혔을텐데
시간은 이리도 빠르다
봄에는
벚꽃터널이 되는 곳
장미를 사랑한 이유
나호열
꽃이었다고 여겨왔던 것이 잘못이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이 고통이었다
슬픔이 깊으면 눈물이 된다 가시가 된다
눈물을 태워본 적이 있는가
한철 불꽃으로 타오르는 장미
불꽃 심연 겹겹이 쌓인 꽃잎을 떼어내듯이
세월을 버리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처연히 옷을 벗는 그 앞에서 눈을 감는다
마음도, 몸도 다 타버리고 난 후
하늘을 향해 공손히 모은 두 손
나는 장미를 사랑한다
불 태우던
사랑이
소멸
목을 꺽었네
그토록
그리워 하던 사랑이
자멸
뒤안길로 걷네
사랑하는 이여
나 이대로 가지만
그대는
살아있으라
그래서
사랑받으라
수레국화 꽃
하천변 길게 걷는 내내
물소리
바람소리
시원하다
나도 끼워 달라고
양귀비 간혹 고개를 내민다
양귀비 꽃도
저물어 간다
금계국 꽃
여름이면
자주 찾아가는 곳
광양 서천변
밤이면
무지개 분수의 찡한 감동과
하천변을 걷는 힐링
그리고 여러가지 꽃들
먹을것 마실것 들
항상 반겨주는
친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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