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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전라도

월등 복사꽃들의 잔치


월등 복사꽃


봄이 되면

온갖 꽃잔치로

세상이 떠들썩 하고

먼 길 가지 않아도

지천으로 피어

발 길 멈추게 하는데


복사꽃은

조용히 피어

아는 사람들은 알고 찾아와 보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기억에서 잠깐 떠올릴 뿐

그렇게 복사꽃은

어느새 피고

어느날 낙화


월등 복숭아 밭

복사꽃의 개화는 80% 정도 인 거 같다

하나둘씩 피어내는

그 셈세함이 경이롭다


복사꽃 터널

저 사이로

복숭아가 주얼주렁

얼마나 탐스러울까

벌써 군침이 가득이다


복숭아 꽃은 도화

배 꽃은 이화


꽃으로 피어

잎으로 살다

열매로 마감하는

순리의 순종이

무엇보다 아름답다


우리는

무엇으로 순종하며 살고 있는지

가늠해 볼 일이다




물소리 들으며

꽃은

더 활짝 웃을 거 같다


누군가 있다는 것은

희망이고 기쁨이자

즐거움 일 것이기에


나비 한마리의 구애가 한창이네

"나의 사랑을 받아주세요"

펄럭이는 날개짓이 가냘프지만

그 구애의 간절함으로

꽃과의 사랑이 이루어 지길 바래본다


노란 유채꽃 밭에 놀러 가려고

복사꽃 가지 지상으로 향하네

꽃은 꽃을 좋아하고

사람을 사람을 좋아하고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자연의 이치다

어찌 어길수 있으랴


소풍가려는 가지 앞에

벌 한마리

벌은

사랑의 구애가 아닌

사랑의 갈구 일 것이다

"제발 사랑 좀 주세요"


복사꽃 그늘아래

돚자리 깔고 누워

잠들고 싶다


꽃 이불에

꽃 잠이고

꽃 꿈일 것이다



마을 돌담길

그리고 보호수 한 그루

그리고 복사꽃

시골스럽고 정겹다


나이드신

할아버지 앞에서

어린 손자들

행복하게 놀고 있는 거 같다



시골집에서

장독대를 보면

어머님의 품에 안기는 거 같은

포근함이 전해온다

웬지

가만히 있어도

배가 부르는 장독대


아주머니

휴대폰으로 CCM들어가며

열심히 꽃을 따고 계신다

꽃들을 따 주어야

튼실하고 건강한 복숭아 열매가 맺힌다


우리들도

우리의 것이라고

지니고 있는 어떤 것들을

때로는 과감히 잘라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더 성숙하고 온전한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춤을 추듯

속삭이는 가지의 율동이

부드럽다


인연이 소중하다는 것은

그 사람의 전부가 내게 오기 때문이다

그 전부가

아프지 않고

상처이지 않게

보듬고 품을 일이다


마을 전체가 꽃동네가 되었네

도화에 취하고

이화에 월백하고

시인으로 살아도 되겠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머물 곳을 마련하여

꽃과 음악과

책과 커피를

친구삼아 지내련다

그리고

농사지어 땀 흘려야겠다


하늘에

구름이 없으니

복사꽃이

전부가 된다


복숭아 출하시기 일때 한번 더 와야겠다

꽃으로 핀 복숭아는 또 얼마나 탐스러울까


춤이다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봄 이로 구나

춤사위가 한창이다


가지치기를 얼마나 해야할까

또 어디를 어디 만큼 쳐줘야 할까

농사는  자연이다

인간은 다만 행할뿐이다


복사꽃 터널

집에 있는 침대와 책상을

이곳으로 옮겨오고 싶다

온통

복사꽃과 살다보면

나에게서도

향기가 나지 않을까 싶다


꽃 사이를 걷는 기분이

내내 행복하다

마음이 가만 있질 못하고

계속 들썩인다

꽃 인 것이다


복사꽃들의 잔치에

눈이 즐겁고

마음이 춤을 춘다


이제 마무리할시간

복사꽃 잔치에 머물러

꽃이되고

봄이되어

무한 행복이다


꽃처럼 살아가야겠다

꽃을 닮아 향기나는 삶으로

꽃같이 아름다운 것으로

살아가야지

때로는

떨어질 줄도 알아야겠다


복사꽃이 피면

가슴 아프다

속생각 너무나

한 없으므로


복사꽃 피면 - 주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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