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름다운지
숨이 다 먹먹해 진다
형형색색
노랗게 빠알갛게
각각의 색으로 짙어가는
단풍의 향연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염원
돌 하나에
담겻을 소망들이
부디
욕심이 아니고
찬란한 배려
이길 바래본다
계곡의 물과
친구되어
순리에 따르는
겸손함이 내내
감동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가을은
이 단풍 때문에
더 빛이 나는지 모르겠다
가을은 또
감의 계절
계곡 군데군데
꽃처럼 가득 열린 감의 향연이
또 하나의 가을이 된다
그 자체 만으로
살아서
움직이고 행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너 처럼
나 처럼
우리들도
각각의 색깔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천년송
얼마나 큰지
가까이서 보면
한껏 작아진
나를 알게 된다
산 속 깊은
와운마을
가을 만큼이나
변해가는 마을이
왠지 씁쓸해 진다
하지만
진리 일지도
단풍나무 처럼
우리네 들도
모든거 견디고
아름답게 변했으면 좋겟다
그대로가 아닌
전혀
새로움의 그것으로
우리들도
단풍처럼
깊은 외로움 견뎌
아름다움으로
피어닜으면 좋겟다
단풍에 질 소 냐
계곡 가득 뻗어내린
감나무의 춤사위가 즐겁다
구석구석
군데군데
붉은 심장들
빠알간 피를 토해낸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세월을 견뎌
한없는 침묵으로
우뚝선
천년송의 후예
영원하여라
단풍/ 신현정
저리 밝은 것인가
저리 환한 것인가
나무들이 지친 몸을 가리고 있는 저것이
저리 고운 것인가
또 어디서는 짐승이 울고 있는가
어느 짐승이 덫에 치인 생채기를 핥고 있는가
저리 뜨거운 것인가
산 속의 집
단풍도 물 들고
감도 익어 갈 것인데
이제
첩첩산중의
고독만 남았는가
마음에
한 아름 가득
단풍을 품었네
빨간색
노란색
또 푸른색
내 마음도
단풍이겄제
빨간마음
노란마음 되어
내 삶의 하루들도
빨갛게 빨갛게
노오란 채로
물들어 가겠제
채워야지
아름다움으로
즐거움으로
기쁨으로
단풍보다
단풍보다 더
붉게
토해내야지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