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민속마을 입구
계절은 겨울인데
봄의 기운
낙안읍성의 구름 한 점이 오늘을 예고해 준다
가을에
그렇게 빛나던 노란 은행잎 들이
이제는 다 떨어지고 앙상한 겨울나무
그리고 골목길 초가 지붕들
성의 외부에도
몇채의 초가집이 있어서
현재와 과거를 보여준다
성벽 가장 높은 곳에서 보이는 민속마을 전경
눈이 쌓였으면 얼마나 황홀일까
상상만으로 눈을 쌓는다
그 시절을 살았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든다
정말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았을까
민초의 삶이 거기서 거기 겠지만, 시대를 살았을 사람들에 대한 애처로움이 남는다
감은 다 떨어지고
갈아입힌 초가 사이로 겨울 바람이 지나다닌다
겨울에도 나무는 자란다
서린 찬 바람이 온 몸을 휘감고
얼어붙은 대지가 온기하나 없이 단단해져도
나무는 제 몫으로 자란다
바람을 버티고
혹한의 대지를 견디고
낙엽없는 설움을 이겨낸다
남아있는 열매들을 감싸고
낳자고 날아드는 보금자리를 내어주고
보란듯이 희망
가지마다 하늘로 향한다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이다
계절일뿐
마을은 일상을 지낸다
널어놓은 빨래가 정겹다
그리도
화려하더만
이제는
내려 놓을때
이제는 오롯이
나를 보여줘야 할때
그래서
시작되는 가지들의 춤사위
골목마다
그 시절의 개구쟁이 들이 뛰어 다닌다
이골목 저골목
개구쟁이 녀석들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모든 초가마다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어서
나름 관리가 잘 되어 있다
쉬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
짖다가
또 쉬다가
또 짖다가
바쁘다
민박집 식당 등도 있어서
그 시절을 생각하며 하루밤 자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작은 웅덩이도 있어서
초가마을과 잘 어울린다
아주 오랜
나의 어린 시절에
나의 이름을 부르며
"밥 먹어라" 할때까지 뛰어놀던 그 골목길을 닮았다
목화밭에 하얀 목화꽃이 한창이다
장독대와 초가집
저 멀리 보이는 금전산
이번에는 어느 코스로 올라볼까
가장 오래된 유주 은행나무가 보인다
유주 은행나무
젖기둥"이라는 뜻으로 아들을 낳고자 하는 여인네들의 젖가슴을 닮은 것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다시 성벽위로 올라와 걷는다
성밖의 초가집
다른 여러나무 들도
그 시절 만큼이나 시간이 지나
웅장함을 보여준다
수령이 집무를 보는 곳 이다
마당에는 죄인들을 다스리는 곤장대도 있다
내아
수령의 안채 건물이다
가족들의 연날리기가 한창이다
우리때는
실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어서
하늘 저 멀리 높이 띄우는 연을 1등 이라고 하였다
제기차기 윷놀이 굴렁쇠 장기 등
가족마다 체험이 한창이다
겨울나무가 이리도 좋다
오롯이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이 순간이 참 좋다
다른 계절에 감추었던 모든 것들을 벗어버리고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성벽의 나무들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 가는 길
이 초가집도 성의 외부에 있다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 앞의 한옥
구례에 있던
백경 김무규 선생의 한옥을 2006 년에 이곳에 옮겨 건축한 것이라고 한다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은
고 한창기 선생께서 생전에 수집한 유물 6.500여점이 전시 되어 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담쟁이 한 그루가 벽화를 채워 나간다
남길 곳은 남겨두고
공간을 채워가는 가지마다
희망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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