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 쪽 팔을 잃고 고통에 소리칠 때
우리의 마음 절망으로 꺾이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사랑을 잃고 가슴을 찢겨 울 때
우리의 가슴 나약함으로 덮이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두려움과 떨림으로 입술을 깨물 때
자유와 정의를 향한 뜨거움 식어가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가난과 굶주림에 쓰라려 넘어질 때
평등과 평화를 이루려는 믿음 작아지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다른 또 한 팔로 상처를 감싸며
두 무릎이 남았음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외로움 속에서 다시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오직 사랑하는 마음뿐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동터오는 새벽의 굳셈을 믿는 것도
어둠이 결코 오래 가지 않는 때문임을 알게 하소서
우리가 시린 바람속에서 손에 손 맞잡는 것이
이 세상을 사랑으로 비추는 길임을 알게 하소서
도종환의 기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