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 이야기

안좌도 두리교회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품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오광수 12월의 독백.


'교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오도 초포교회  (0) 2014.01.11
금오도 황금교회  (0) 2014.01.02
자은도 제일교회  (0) 2013.12.19
장흥 시온뜰교회  (0) 2013.11.23
증도 대초리 교회  (0) 2013.11.09